국제 코코아·원두 가격 상승…원가 부담에 제품 가격 ‘연쇄 인상’
[헤럴드경제=전새날 기자] “코코아 파우더부터 커버춰까지 원재룟값이 안 오른 게 없습니다. 제품 가격 인상도 쉽지 않아 재료를 1g이라도 아껴 쓰고 있습니다.”
이상기후로 농산물 생산이 위축되면서 먹거리 물가가 오르는 이른바 ‘기후플레이션’이 현실화하고 있다. 특히 초콜릿의 주원료인 카카오의 작황 부진을 비롯해 커피 원두 가격이 뛰면서 디저트 카페를 운영하는 자영업자의 시름이 커지고 있다. 제과·커피 업계도 원재룟값 부담을 호소하며 제품 가격 인상에 나섰다.
2일 aT 식품산업통계정보에 따르면 지난달 29일 기준 뉴욕국제선물거래소에서 거래된 코코아 가격은 톤당 9425달러를 기록했다. 전년 동일 대비 112.4% 오른 값이다. 코코아 가격 상승은 이상 기후, 재배 면적 감소 등으로 생산량이 감소한 영향을 받았다.
커피 원두 역시 뛰었다. 같은 날 기준 아라비카 원두 가격은 톤당 7011달러를 기록하며 전년 대비 74.7% 올랐다. 로부스타 원두 역시 톤당 5409달러를 기록했다. 전년 대비 114.4% 상승한 값이다.
디저트 카페를 운영하는 자영업자의 고민은 갈수록 깊어지고 있다. 서울 송파구에서 디저트 카페를 운영하는 송모 씨는 “2만원대이던 발로나 초코박스의 값이 오르더니 이제 5만원대가 됐다”라며 “원두 가격까지 올라 음료부터 디저트까지 가격 조정을 다시 해야 한다”고 털어놨다.
식품 업계도 일파만파다. 오리온은 12월 초콜릿이 들어간 과자를 중심으로 13개 제품 가격을 평균 10.6% 인상했다. 해태제과는 초콜릿 원료 비중이 높은 홈런볼, 포키 등 10개 제품 가격을 평균 8.6% 올렸다. 앞서 롯데웰푸드도 지난 6월 가나초콜릿 등 17개 제품의 가격을 평균 12% 인상한 바 있다.
재룟값 상승으로 동서식품은 지난달 인스턴트커피, 커피믹스, 커피음료 등 제품 출고 가격을 평균 8.9% 인상했다. 스타벅스 코리아도 지난 8월 커피 원두 가격 상승을 이유로 카페 아메리카노 그란데(473㎖), 벤티(591㎖) 사이즈와 원두 상품군(홀빈·VIA) 등의 가격을 올렸다.
업계 관계자는 “원재료 가격 상승분이 제품 가격에 반영되기까지는 시차가 있지만, 가격이 계속 올라 압박은 더 커질 것”이라며 “수입처를 다변화하고 대체 원료를 찾는 등 소비자 부담 완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