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떠나는 렌터카 사업, 어피니티 SK렌터카 인수

롯데렌탈 추가 인수해 시너지 가능성 언급

케이카, 오토플러스 등 매물 다수, 문제는 ‘주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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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심아란 기자] 국내 인수합병(M&A) 시장에 또 다시 대기업이 소유한 렌터카 기업이 나온다. 시장 점유율 1위 업체인 롯데렌탈이 그 주인공이다. 롯데렌탈은 사모펀드(PEF) 운용사 MBK파트너스, KT에 이어 롯데까지 지배주주 손바뀜을 이미 경험했다.

M&A 시장에 중고차 판매 등 자동차 관련 매물이 쌓여 있으나 롯데렌탈의 연간 1조원을 훌쩍 넘는 현금창출력을 감안하면 매물 희소성도 높다는 분석이다. 시장 내 유동성이 풍부한 PE에 인수될 가능성이 언급되고 있다. 물론 시가 평가에서 자유롭지 못한 상장사인 점은 밸류에 아킬레스건으로 지목된다.

3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롯데그룹은 롯데렌탈 매각을 위해 UBS를 주관사로 선정해 원매자와 접촉하고 있다. SK네트웍스로부터 SK렌터카를 인수한 PEF 운용사 어피니티에쿼티파트너스가 인수 의지를 가진 것으로 파악된다.

앞서 어피니티는 SK네트웍스로부터 SK렌터카 지분 100%를 8200억원에 인수했다. 일반 고객과 접점을 넓혀 B2C 부문 강화를 꾀하는 동시에 중고차 판매 역량 강화 등을 염두에 두는 만큼 유관 기업을 인수해 사업 역량을 보강할 의지가 크다는 분석이다.

롯데렌탈은 중고차 판매 사업도 앞두고 있으며 자동차 공유 플랫폼 쏘카의 2대주주이기도 하다. 그만큼 ‘자동차 매니지먼트’ 종합 기업으로 활용할 가치가 충분하다.

이번 롯데렌탈의 매각 대상은 지배주주 지분이다. 호텔롯데가 소유한 37.8%와 부산롯데호텔 몫인 22.8%를 합산한 60.6%가 이에 해당된다. 시가 기준 지분가치는 7000억원이다.

롯데의 인수 가격을 감안하면 일정 부분 프리미엄을 기대할 것으로 관측된다. 무엇보다 최대주주인 호텔롯데의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충분한 현금 확보 의지가 클 수밖에 없다.

앞서 롯데는 2015년 롯데렌탈(당시 KT렌탈) 지분 100%를 인수할 때 1조100억원을 투입했다. 호텔롯데와 부산롯데호텔 등 그룹 계열사에서 직접 인수한 물량은 50%였으며 나머지는 재무적투자자(FI)의 도움을 받았다.

2021년에는 롯데렌탈 FI 엑시트, 계열사 주주의 지분 현금화 차원에서 기업공개(IPO)가 이뤄졌다. 확정 공모가 기준 상장 밸류는 2조1614억원이었으나 현재 시총은 1조1000억원대로 축소된 상태다. 연결기준 상각전영업이익(EBITDA)의 변동성은 있지만 매년 1조원 이상의 꾸준한 영업실적 대비 저평가 상태다.

물론 SK에 이어 롯데까지 렌터카 사업이 대기업의 구조조정 대상으로 선택돼 성장 잠재력이 낮아졌다는 평가도 나온다. 10여년 전 롯데렌탈(KT렌탈) 매각 당시만 해도 다양한 원매자가 인수 의지를 가지며 프로그레시브 딜(경매호가식 입찰)로 진행돼 몸값이 치솟은 바 있다.

롯데렌탈이 M&A 시장에 출회되자 자동차 관련 매물 매도자도 긴장하는 분위기다. 현재 중고차 판매 업체로 케이카와 오토플러스 등이 대표적이다. 사업 비중이 크지 않지만 이들은 렌터카 사업도 영위하고 있다. 두 곳은 각각 PEF 운용사인 한앤컴퍼니, VIG파트너스의 포트폴리오 기업이다.

해당 매물 가치 역시 상장사인 케이카의 주가와 연동될 개연성이 있다. 다만 케이카의 낮아진 주가가 밸류에 부담 요소다. 2021년 상장 몸값은 1조2000억원대였으나 현재 시총은 6400억원대로 약 46% 축소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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