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베이징에 있는 천단공원에서 관광객들이 사진을 찍고 있다. [신화통신]
지난 10월 중국 베이징에 있는 천단공원에서 관광객들이 사진을 찍고 있다. [신화통신]

[헤럴드경제=김빛나 기자] 취업난에 시달리는 고학력 청년들이 ‘여행 가이드 자격증’에 몰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 관광객 증가로 수요가 많은 데다, 영어를 잘하면 하루 최대 1000위안(약 19만 6000원)의 수입을 올릴 수 있기 때문이다.

12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중국 정부 간행물인 중국관광통신 조사 결과, 올해 여행 가이드 자격증 시험에 응시한 중국인은 약 32만 명이다. 지난해 대비 45%가량 증가한 수치다.

모든 지역에서 자격증 응시인원은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특히 외국어를 전공한 대졸 응시자가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청년들이 여행 가이드 자격증에 몰려든 이유는 취업난 때문이다. 중국 국가통계국은 지난 10월 16∼24세 실업률이 17.1%로 집계됐다고 발표했다. 지난해 6월 청년 실업률 21.3%까지 치솟자, 중국 당국은 통계 발표를 돌연 중단하기도 했다. 이후 중·고교와 대학 재학생을 실업률 통계에서 제외한 새로운 청년 실업률을 적용했지만 실업률이 높은 상황이다. 블룸버그는 “고학력 중국 청년도 안정적인 일자리를 찾는 일이 어려워지고 있다”며 “(청년들은) 아르바이트나 임시직으로 여겨졌던 일자리에도 관심을 가지게 됐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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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에서 중국 최대 명절 중 하나인 춘절을 맞아 거대 조명 장치가 설치됐다. [신화통신]

중국으로 여행 가는 사람이 늘면서 수입을 올릴 수 있다는 점도 장점이다. 올해 1월부터 9월까지 중국 관광객 수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80% 이상 증가했다. 최근 중국이 무비자 정책 대상국을 늘리면서 관광객이 대거 늘었다. 지난 중국 외교부는 한국을 포함해 노르웨이, 덴마크 등 9개국의 일반 여권 소지자를 대상으로 내년 12월 31일까지 ‘일방적 무비자 정책’을 시행한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여행 관련 조사 회사 차이나트레이딩데스크에 따르면 영어가 가능한 여행 가이드는 성수기 기준 하루 최대 1000위안(약 19만 6000원)을 벌 수 있다. 독일어나 이탈리아어가 가능한 가이드는 더 많은 돈을 버는 것으로 알려졌다. 블룸버그는 “중국 내 신입사원 평균 월급은 1만 위안(약 196만원)이다”며 “여행 가이드를 하면 더 많은 수입을 올릴 수 있다”고 전했다.

하지만 날이 갈수록 높아지는 인기 탓에 자격증을 따기도 쉽지 않다. 블룸버그통신은 응시자의 20~203%만이 가이드 자격증을 딴다며 “중국 문화에 대한 광범위한 지식을 요구하기에 자격증 통과가 쉽지 않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