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 회장 또 완곡히 거절
전경련 ‘후임인선 도움’ 기대
이건희 삼성 회장이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직을 재차 고사함에 따라 전경련 새 수장 모시기가 원점부터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 이 회장이 11일 일본 출국길에서 “전경련 회장직 수행은 물리적으로 불가능하다”고 완곡히 거절의 뜻을 밝혔기 때문에 사실상 ‘이건희 카드’는 폐기됐다.
다만 전경련이나 재계 일각에선 끝까지 ‘설득의 끈’을 놓아선 안 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실추된 전경련 위상 강화나 재계 결집력 극대화에 최적의 카드인 이 회장 외엔 현재 마땅한 대안이 없다는 곤혹스러움이 그 배경이다. 전경련 관계자는 “현재 아무것도 결정된 것은 없으며 (이건희 회장의) 뜻을 파악 중인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전경련 새 수장 모시기는 13일로 예정된 새해 첫 전경련 회장단회의가 가늠자가 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회장단 역시 이 회장 외 대안을 고려한 적이 없어 보여, 이날 회의에선 이 회장에 막판까지 설득하겠다는 입장만 내놓을 가능성이 커 보인다.
새로운 적임자를 추대하고 그 방향으로 몰아붙이기엔 시간도 빠듯할 뿐 아니라 결정적 키를 쥐고 있는 4대 그룹 총수가 모두 회의에 불참할 확률이 크기 때문이다.
이런 가운데 ‘이건희 카드’는 불발됐지만 이 회장의 물밑 추천을 바탕으로 그 인물로 수장을 맡기는 안이 유력하게 검토되고 있는 것을 알려졌다.
이 회장이 맡을 수 없다면 전직 회장들과 상의하면서 최소한 후임 인선에 힘을 실어주는 방안이 재계 대표성을 훼손하지 않는 유일한 방법이라는 논리다.
대기업의 한 임원은 “이 회장이 평창 동계올림픽이나 삼성 경영과 관련해 물리적으로 맡을 수 없다고 했지만 전경련에 대한 애착과 책임감마저 외면하지는 않을 것”이라며 “새 인물 추천에는 인색하지 않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김영상 기자/ysk@herald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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