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묘년 새해 한국에 IFRS 시대가 열린 가운데 IFRS가 유럽 재정위기, 중국의 긴축 우려 등에 이어 우리 경제의 새 혼란 요인이 될 수 있다는 경고음이 커지고 있다.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를 목적으로 도입된 IFRS가 오히려 조선ㆍ건설업계 등에는 새로운 저평가 요인으로 부각되는 등 회계쇼크를 불러올 수 있기 때문이다. 국내 실정에 맞지 않는 기준이 적용되고 있는데도 정부가 제도 도입에만 급급한 나머지 국제회계기준위원회(IASB)와 충분한 협의를 통한 원칙 정리 없이 시행한 데 따른 부작용이 드러나고 있는 것이다. ▶관련기사 5면 이에 따라 정부는 물론 민간까지 참여한 범정부적인 대응을 통해 IFRS를 이미 시행만 만큼 연착륙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대한건설협회 분석에 따르면 IFRS 도입으로 10대 건설사의 부채 비율은 올해 평균 150%포인트 치솟는 것으로 나타났다. 주택 사업 비중이 높고 프로젝트파이낸싱(PF)을 많이 하는 건설사는 부채 비율이 최고 10배까지 높아지는 등 재무건전성 지표의 악화가 더욱 심각한 수준이다. 이 같은 부채 비율 상승은 IFRS상에서 시행사는 연결재무제표 대상에 포함되기 때문이다. 게다가 IFRS 적용 시 아파트 자체 분양공사 수익은 입주 전까지 분양 선수금으로 잡혀 부채 비율이 더욱 올라갈 가능성이 높다. 조선업계도 IFRS 도입이 득보다 독이 될 것이라고 아우성이다. IFRS 적용으로 선박 수주부터 인도 시점까지의 환율 상승에 따른 외화 환산 회계 시 부채 비율 급등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일본ㆍ미국 등 선진국이 자국 내 관행과의 불합치를 이유로 IFRS 도입을 미루며 신중히 접근하는 반면, 우리나라는 글로벌 논리에 휘말려 실속보다는 당장의 도입에 급급하다 보니 발에 맞지 않은 구두를 신어야 하는 것처럼 편치 않다”고 말했다. 그러나 건설ㆍ조선업계의 이런 현실을 반영한 IFRS의 개정 가능성은 불투명하다. 국내 조선사가 제시한 대안에 대해 IFRS 제정 기구인 IASB는 난색을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건설업계의 문제 제기에 대해서도 “좀더 논의가 필요하다”는 게 IASB 측의 입장이다. 당분간 재무제표 이용자의 혼선도 불가피할 전망이다. 장희종 대우증권 연구원은 “오는 5월 첫 IFRS 적용 재무제표가 나올 때까지 건설ㆍ조선업체에 대한 실적 전망치는 변동성이 클 것으로 보여 투자자의 주의가 요구된다”고 말했다. 서정우 한국회계기준원장은 “앞으로 IFRS의 개정 작업에 국내 업계의 요구가 충분히 수용될 수 있도록 민관 공동의 적극적인 대응에 나서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특별취재반=김영화ㆍ정순식ㆍ하남현 기자 bettykim@herald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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