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위를 놓고 세간을 떠들썩하게 했던 ‘장자연 편지’가 결국 조작된 것으로 결론 났다. 따라서 이 사건을 단독 보도한 SBS는 결국 정신병을 앓고 있는 범죄자의 자작극 함정에 빠진 꼴이 됐다. SBS는 이날 ‘8뉴스’를 통해 “SBS는 나름 충실한 확인 과정을 거쳐 장 씨의 편지 내용을 보도했지만, 국과수가 장 씨의 필적이 아니라고 밝힌 데 대해 이 내용을 결과적으로 사실과 다른 보도를 한 것에 대해 공식 사과 드린다”고 밝히며, 일명 ‘장자연 편지’의 보도 경위를 전했다. 지난 10일간 30여차례 오보를 내보낸 SBS는 그동안 편지가 장 씨의 친필임을 확신했던 근거를 공개했다. ‘첩보’를 들은 뒤 수원지방법원에서 ‘장자연 사건’ 재판문서를 입수했고, 문서 내 포함된 230쪽의 편지를 훑어본 결과, 장 씨가 직접 썼다고 판단했다는 것. 이후 검증 과정도 철저했다고 밝혔다. 공인 문서 감정가를 통한 필적 의뢰를 거쳤고, 교도소 수감자 전모 씨를 직접 취재, 전 씨의 가족도 접촉해 “연예인 친구가 있다”는 얘기를 전해들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SBS가 ‘첩보’라고 표현한 내용은 이미 ‘첩보’가 아니었다. 2009년 장자연 사건이 터졌을 당시에도 광주교도소에 수감 중인 전 씨가 “장 씨가 직접 쓴 편지가 있다”며 타 언론사에 직접 제보했으나, 정신병력이 있는 자의 제보를 신뢰할 수 없다고 판단해 자체 탈락시킨 아이템이었다. 이번에 SBS가 장자연 사건을 보도한 이후 타 방송사가 섣불리 움직이지 않았던 것만 봐도 문서의 신뢰도를 가늠할 수 있다. 거기에 SBS가 함정에 빠진 가장 큰 이유는 범인이 전과 10범의 과대망상 병력이 있는 인물임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사건 조사 결과, 경찰은 “전 씨가 ‘관계망상’이라는 정신병력을 앓고 있으며, 이 병은 ‘유명 연예인과 개인적으로 친하고 자신을 대단한 능력자로 믿는 과대망상 증상’”이라고 밝혔다. 또 편지 원본에서 확보한 유전자 지문 감식 모두 전 씨의 것이었으며, 전 씨의 교도소 내 복사기 사용 기록이 장 씨가 숨진 이후인 2009년 6월부터 급증했다는 점 등 전 씨 자작극의 구체적인 정황도 밝혀졌다. 조민선 기자/bonjod@herald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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