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들의 따뜻한 마음을 결코 잊지 않을 것입니다.” 18일 위로차 일본 대사관을 방문한 김성환 외교통상부 장관을 만난 무토 마사토시(武藤正敏) 주한 일본대사가 우리 국민에게 전하는 감사의 말이다. 끔찍한 참사 직후 우리 정부와 국민들이 보여준 격려와 도움의 손길에 거듭 감사와 고마움을 전하는 무토 대사의 말과 눈에는 진심이 그대로 묻어났다. ‘겉과 속이 다르다’는 일본인들에 대한 선입견은, 그의 얼굴 앞에서는 편견에 불과했다. 무토 대사는 요즘 연일 밀려드는 언론의 취재 요청과 방문객 맞이에 쉴 틈이 없다. 이날도 무토 대사의 대외 일정을 책임지고 있는 일본 대사관 직원은 쉴 틈 없이 걸려오는 전화에 “너무너무 바빠 죄송할 따름”이라는 말을 반복하고 있었다. 하지만 무토 대사는 번거로울 수 있는 이런 관심에 “감사하다”는 말을 빼놓지 않았다. 대지진과 쓰나미, 원전 방사능 누출까지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시련이 밀려오는 일본에 대해, 과거사와 독도 문제의 감정도 잠시 접고 한국에서 보여준 응원과 격려에 일본을 대표하는 대사로서 진정한 감사의 뜻을 전하고 있는 것이다. 무토 대사는 일 외무성 내에서 손꼽히는 한국통 중 하나다. 한국에서 공사 생활을 마치고 쿠웨이트 대사로 있던 그가 한국 대사로 다시 돌아왔다는 소식이 알려진 지난해 6월 외교가에서는 천안함 사태를 계기로 일본 정부가 대한(對韓) 관계를 강화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준 것이라고 높게 평가했다. 일본 외무성 내 한국통 가운데 가장 고위급이라는 무토 대사에 대한 긍정적 평가가 자리 잡고 있었기 때문이다. 30년 가까이 되는 외교관 생활 중 한국에서만 네 차례나 근무한 전형적인 한국통이지만 “한국인들의 진심 어린 마음에 이번처럼 감동받고 고마웠던 적은 없다”는 그의 말 속에는 이번 지진 대참사를 계기로 새로운 한ㆍ일 관계가 열린 것이란 희망도 묻어났다. 한ㆍ일 강제병합 100년이던 해 취임해 새로운 한ㆍ일 관계 100년을 준비하던 무토 대사는 “한국인들의 따뜻한 마음을 일본사람들은 결코 잊지 않을 것입니다. 두 나라의 친한 감정은 오래 기억될 겁니다”라고 말했다. 그의 말대로 이번 일본의 비극이 현해탄에 놓여 있던 한ㆍ일 간 정서적인 장벽을 허무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최정호 기자/choijh@herald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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