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후쿠시마 원자력발전소 상황이 한 고비를 넘긴 것으로 보인다. 원전 1, 2호기에 전력을 공급하기 위한 케이블 접속 작업이 완료됐으며 5, 6호기의 냉각장치는 정상 가동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3호기 격납용기 압력이 일시 상승하는 급박한 순간이 있었지만 지금은 정상을 되찾았다고 한다. 전력이 정상 공급되고 냉각펌프가 제대로 돌아가면 원자로 과열에 따른 방사성 물질 대량 방출 위험은 현격히 줄어든다. 국제원자력기구(IAEA)와 미국 프랑스 등 국제 사회는 아직 안심할 단계는 아니라고 하나 이 정도에서 수습이 된다면 그나마 다행이다. 자위대원과 소방대원, 그리고 원전 직원 등 이른바 ‘원전 결사대’가 목숨을 걸고 방사능과 사투를 벌인 결과다. 원전 사태가 최악의 사태는 모면했지만 대재앙 이후 일본에 주어진 과제는 여전히 어렵고 무겁다. 먼저 이번 지진과 지진해일 피해를 정확히 파악하고 피해 지역에 원활한 지원 물자 공급이 시급하다. 지구촌 각지에서 구호물자가 답지하고 일본 내 비축분도 넘치지만 피해 지역에선 당장 추위와 배고픔에 시달리고 있다. 지진과 지진해일에 이어 원전 폭발과 방사성 물질 대량 유출이라는 또 다른 재앙으로 이재민 구호 작업에 전념하지 못한 탓이다. 도로와 철도 유실은 이유가 되지 않는다. 헬기와 선박 이용 등 다른 방법을 찾아야 한다. 방사능 물질 유출에 따른 2차 피해도 문제다. 농축수산물 등 먹을거리에 이미 방사능 물질이 소량씩 나오고 있다. 일본 정부는 원전 인접 구역 농산물에 대한 출하제한조치 등을 취하고 있으나 더욱 엄격한 안전 조치가 필요하다. 주변 수입국과의 신뢰관계를 생각해서도 그렇다. 원전 사태의 원인과 문제점을 정확히 파악하고 향후 대책을 제시한다면 우리에게도 도움이 될 수 있다. 국제 사회는 일본 정부가 더 솔직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믿을 수 있는 관련 정보를 국제 사회가 공유케 해야 한다. 일본은 세계 3위의 경제대국이다. 하지만 엄청난 대재앙의 피해를 복구하는 데 일본 혼자의 힘으로 벅차다면 지구촌이 함께 도와야 한다. 세계 경제의 조속한 회복을 위해서도 불가피하다. 국제 공조 방안 마련을 위해 세계 주요 20국(G20) 회의가 열릴 경우 한국은 지난해 의장국으로서 마땅히 주도적 역할을 해야 한다. 일본과의 나쁜 과거사를 청산, 새 한ㆍ일 관계를 맺기 위해서도 우리가 더 가슴을 열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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