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주말특별기획 ‘신기생뎐’에는 쪽대본이 없다. 2주치 두툼한 대본이 미리 나온다. 그러나 임성한 작가가 ‘꽉꽉 눌러’ 쓰는 이 대본이 배우들에게 마냥 반가운 것만은 아니다. 한 드라마 관계자는 “임 작가는 이미 기획 단계에서 상당 분량의 대본을 미리 써놓고, 일단 방송에 돌입하면 시청자들의 반응을 살피며 살을 붙인다. 쪽대본이 존재할 수 없는 작업 방식”이라고 말했다. 배우들에게 ‘넘치는 대본’은 달콤한 꿀이자 독이다. 이제 막 연기 생활을 시작한 주연배우들은 “그래도 쪽대본이 아니어서 다행”이라고 입을 모으지만, 대사 분량이 워낙 많아 충분히 숙지하기가 쉽지 않다. 촬영에 임하는 제작진도 시간에 쫓기고 편집에 애를 먹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더 큰 문제는 속도감 넘치는 요즘 드라마들의 경향과 달리 ‘신기생뎐’의 에피소드와 대사가 질질 늘어진다는 데 있다. 총 50부 중 지난 20일 방영된 18부에서야 기생 이야기가 비로소 등장하기 시작했다. 극중 화자(김숙 분)가 딸 사란(임수향)을 기생집으로 들여보내기 위해 과도한 집안일을 시키고, 신발을 감추고, 우유를 빼앗는 등 끊임없이 이어지는 에피소드가 시청자들의 집중을 방해하고, 등장인물들이 카페나 식탁에 앉아서 하염없이 나누는 대사도 극의 진행을 느리게 한다. ‘대사에 집중할 수가 없다’는 시청자 불만이 쇄도하는 가운데, ‘신기생뎐’의 18회 시청률은 14.4%(AGB닐슨미디어리서치ㆍ전국)를 기록했다. 김윤희 기자/worm@herald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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