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의 신ㆍ주류 간의 숨 가쁜 주도권 싸움이 일시 휴전에 들어갔지만, 6~7월로 예정된 전당대회에서 당권경쟁에 우위를 확보하기 위한 ‘룰 전쟁’이 코앞으로 다가왔다. 소장파와 친박계(친박근혜계) 의원들이 연대한 신주류가 지원한 황우여 원내대표가 당 대표 권한대행을 하게 돼 명분은 얻은 셈이지만, 전대 준비와 관련한 실질적 권한은 구주류가 주축이 된 비상대책위(위원장 정의화)로 넘어가 향후 전대 룰을 둘러싼 두 세력 간의 마찰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전대에서 가장 큰 쟁점은 단연 당헌상(92조 2항)의 당권ㆍ대권 분리 조항을 폐지하느냐 문제다. 이 조항은 대통령후보경선에 출마하고자 하는 자는 상임고문 이외의 모든 선출직 당직으로부터 대통령선거일 1년6개월 전에 사퇴해야 한다’는 내용이다. 최근 정몽준 전 대표가 공론화에 불을 댕기면서 논쟁이 촉발됐다. 구주류는 당내 대선주자급 인사들이 전대에 총출동해 당의 위기상황을 타개하는 데 역할을 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친이계(친이명박계) 신지호 의원은 12일 “한나라당의 이른바 잠룡이라고 불리는 당의 대권주자들이 당의 위기 상황을 맞아 당을 구하기 위해 개인의 어떤 정치적인 이해관계를 초월해서 적극적으로 나설 때가 됐다”고 주장했다. 여권 내 주자로 꼽히는 김문수 경기지사도 지난 9일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박근혜 전 대표 등 당내 대선주자들이 전대에 나올 경우에도 자신도 출마 의사가 있음을 공식화했다. 이에 신주류는 반대 입장이 확고하다. 소위 ‘젊은 대표론’으로 당권을 바라보고 있는 소장파로서는 상대적으로 운신의 폭이 줄어들기 때문이다. 친박계에서도 ‘원칙’을 중시하는 박 전 대표의 소신에 따라 당헌 개정에 부정적이다. 박 전 대표을 조기등판시켜 생채기를 내려는 친이계의 술수가 숨어있다는 의심의 끈도 놓지지 않고 있다. 당 쇄신모임인 ‘새로운 한나라’ 소속 김성식 의원은 12일 한 라디오 방송에 출연, “과거 당권과 대권을 분리했던 것은 국민과 언론의 요구였다”며 “지금 대선주자를 앞세워서 당의 쇄신 과제를 덮으려고 하는 것은 옳지 않고 당헌까지 개정할 명분도 없다”고 말했다. 신주류는 대신 전당원투표제를 도입해 수적 우위에 있는 친이계의 조직투표의 한계를 뛰어넘으려는 준비과정에 착수했다. ‘새로운 한나라’ 공동간사인 정태근 의원은 이날 한 라디오 인터뷰에서 “당이 이렇게 어려울수록 당을 민주적으로 운영하고 많은 당원들이 참여하게 해야 한다”며 “전당원투표제, 전당원 여론조사제 등을 도입해 당심이 충분히 반영될 수 있도록 하는 당헌ㆍ당규 개정 작업이 가장 중요한 것 중에 하나”라고 말했다. 이밖에 신주류 측은 대표와 최고위원을 통합해서 선출하는 현행 방식을 수정, 분리해서 뽑도록 하자는 주장을 펼치고 있다. 서경원 기자/gil@herald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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