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국책사업 입지를 둘러싼 나라 안 대립과 분열이 갈수록 극렬, 특단의 전환점을 만들어야 한다는 비판이 높다. 이 정부 들어서만도 행정수도 건설에서부터 동남권 신공항 파동, 주요 공기업의 본사 지방 이전 등을 두고 거의 전 지자체가 사활을 건 듯 치열한 각축과 대립을 벌이더니 급기야는 과학벨트 입지와 관련, 지자체장이 단식농성에 들어가고 규탄대회와 궐기대회가 전국 각지에서 다투어 벌어지고 있다. 이 같은 작금의 소동은 개탄스럽고 위험하다. 사태를 이 지경으로 몰아온 당사자는 물론 정부 각 부처의 무책임하고 소신 없는 정책과 행정이지만 정권과 정치권의 무소신과 인기주의 영합, 그리고 지역적 소승적 이해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근시안이 중요 배경이다. 특히 정권 후반기를 맞는 이명박 정부 레임덕 현상의 한 전형적 표상이 바로 국책사업 뺏기 전쟁이다. 신행정수도 건설 재검토 정책이 정치적 이해관계에 밀려 결국은 무산됐고, 신국제공항 건설 계획도 치열한 지역 간 각축을 감당하지 못해 백지화하고 말았다. 주요 공기업 본사의 지방 이전을 둘러싸고도 도를 넘은 과열 유치경쟁이 곳곳에서 벌어져 정부가 소신 없이 흔들리고 있다. 대규모 전략투자가 이어질 과학벨트는 진작부터 유치경쟁의 과열로 정부가 합리적 결론을 내릴지 우려돼왔다. 우여곡절 끝에 최종 결론은 대전 대덕으로 확정됐지만, 이 또한 지역 분산이라는 어정쩡한 절충안으로 얼버무린 결론이어서 어느 곳도 만족시키기 어려워 후유증이 우려된다. 문제는 왜 정부가 이처럼 사사건건 중요 정책마다 명확한 논리와 분명한 소신으로 국민을 설득하지 못하고 지역 여론에 끌려다니는가 하는 점이다. 국익을 위해 하루라도 빨리 결론 내야 할 외환은행 매각이 또다시 유보된 것 역시 정부의 책임 회피와 눈치 보기의 전형이다. 이런 공직사회와 정치권의 무소신, 제 밥그릇 챙기기는 전형적 레임덕 현상으로 결국 국민에게 그 피해와 부담을 고스란히 전가시키는 공적 배임행위와 다름없다. 때문에 이들 무책임 행정에 대처하기 위해서는 청와대가 직접 나서야 한다. 대통령이 대선과 상관없이 어려운 결정에 발 벗고 전면에 나서야 한다. 그래야 사업마다 아귀다툼하는 지역 싸움, 계층 갈등, 이해 각축을 조정할 수 있다. 레임덕을 그나마 늦추는 것은 정치권 눈치 보지 말고 대통령의 권한을 임기 말까지 충분히 행사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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