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이 마취 등으로 인해 무의식 상태로 들어갈 때 뇌에선 어떤 일이 일어날까. 최근 영국 맨체스터 대학 연구진이 수면마취제인 프로포폴을 이용해 무의식 상태에 들어갈 때 실시간으로 뇌 상태를 촬영한 3-D 영상이 공개돼 화제다. 이에 따르면 우리의 의식상태는 갑자기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조명이 천천히 어두워지는 것처럼 서서히 사라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또 의식이 뇌의 한 영역이 아닌 여러 부분과 연결돼 있다는 사실도 이번 영상을 통해 밝혀냈다고 말했다.
연구진은 fEITER라는 기기를 이용해 프로포폴이 주입된 이후 뇌에서 일어나는 변화를 촬용했다. 이에 따르면 뇌의 의식변화는 감마-아미노부티르산(Gamma-Amino Butyric Acid: GABA-A) 수용체가 풍부한 중뇌에서부터 시작된다. 마취제 분자들이 GABA-A 수용체와 결합하면 신경세포가 다른 세포로 전기신호를 보내는 것을 억제하게 된다. 이번 영상에서도 마취 시간이 경화하면서 프로포폴 분자가 GABA-A 수용체와 결합함에 따라 점차 뇌 전체에 세포 억제회로가 활성화되는 장면이 포착됐다.
맨체스터 대학 마취과 브라이언 폴라드 박사는 “프로포폴이 뇌 활동을 세포기능 활성화 회로에서 억제회로 쪽으로 돌려놓는다”면서 “흥분이 서서히 억제되면서 의식이 점차적으로 사라지게 된다”고 말했다. 폴라드 박사는 처음 영상을 보고 “입을 다물 수 없었다”면서 “뇌가 무의식 상태로 들어가는 과정을 처음 목격한 사람으로서 그저 놀라웠다”고 소감을 밝혔다. 그는 “이번 영상은 마취 시 여러 단계를 거쳐 무의식 상태로 들어간다는 이론을 뒷받침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번 연구결과는 지난 11일 네델란드 암스테르담에서 열린 유럽 마취학회에서 발표됐다.
유지현 기자/prodigy@herald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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