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지난달 30일 하반기 경제정책방향을 수정, 성장률을 깎고 물가인하에 역점을 두기로 했다. 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은 특히 도시근로자 식료품비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외식비의 멋대로 가격인상과 관련, “시장에만 맡겨놓으면 인플레 심리 확산 등 실패가 나타날 수 있다”며 단호한 정부 개입을 시사했다. 하방경직성이 강한 가격구조인 만큼 당연한 일이다. 요즘 외식비 인상은 너무 심하다. 여름철 서민 기호식품인 냉면 한 그릇에 1만원은 기본이고 사리 추가 시 1만7000원을 내야 한다. 서울 시내의 유명 콩국수 역시 1만원에 육박한다. 직장인들이 5000원짜리 점심식사를 하려면 20~30분 찾아 헤매고도 또다시 길게 줄을 서야 한다. 지난 1~5월 중 소비자물가가 4.1% 상승하는 동안 삼겹살ㆍ탕수육ㆍ설렁탕ㆍ자장면ㆍ김치찌개 등은 무려 2.5배인 10% 안팎 올랐다. 가공식품도 마찬가지다. 소매업체 자율경쟁으로 가격인하를 유도하기 위해 작년 7월 오픈프라이스를 도입했지만 비스킷ㆍ사탕ㆍ아이스크림은 각각 10% 이상, 빙과류는 18%나 급등했다. 여기에 용량 축소는 다반사다. 빵ㆍ햄버거ㆍ와퍼 등 프랜차이즈 인기상품마저 가격인상 대열에 합류했다. 식자재ㆍ임대료ㆍ인건비 부담을 감안하더라도 이참에 올리자는 경쟁적 인상을 부인키 어렵다. 하지만 무모한 가격인상은 고객 감소→매출 부진→수익 악화로 이어질 수 있다. 가격인상도 합리적이고 상식적이어야 소비자들이 외면하지 않는다. 한우 가격은 구제역 발생 전 3분의 1 수준으로, 배추ㆍ무ㆍ대파 등 채소류 값도 작년의 절반 수준으로 떨어졌는데 정육점과 음식점들이 모른 체한다면 정부 규제는 당연하다. 친서민을 지향한다면 정부는 외식비 안정에 명운을 걸기 바란다. 정권 초기 ‘MB물가’ 실패 사례를 거울삼아 체계적이고 지속적인 총력 대응에 나서야 한다. 행정안전부와 지방자치단체의 진입규제 완화, 공정위 처벌 수위 강화, 국세청 세무조사 확대 등 전방위로 업계의 무분별한 인상 러시에 제동을 걸어야 한다. 값을 많이 올린 오픈프라이스 품목은 다시 권장소비자가격제로 전환하고 초과이윤을 벌금, 세금 등으로 환수해야 마땅하다. 소비자단체야말로 이런 때 진가를 발휘, 인터넷 및 스마트폰 등의 가격 비교ㆍ공개 시스템 등의 활성화가 바람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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