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 랠리를 더욱 부각시키는 것은 코스피의 부진이다. 코스피는 대외 불확실성으로 수급 기반이 취약해지며 프로그램 매매에 흔들리고 있다. 투신을 중심으로 한 기관은 펀드 자금 유출입에 따라 방향성 없이 움직이고, 개인들의 투자심리도 아직은 불안한 가운데 시장은 프로그램 매매의 키를 쥐고 있는 외국인이 좌우하는 상황이다. 1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외국인들은 지난 12일부터 전일까지 코스피시장에서 9759억원을 순매도했다. 이날도 매도 우위로 방향을 잡으면서 엿새째 1조원 넘게 팔아치웠다. 지난 주말 관심이 집중됐던 유럽의 두 가지 이벤트는 나쁘지 않은 수준에서 마무리됐다. 이탈리아 하원에서는 재정 긴축안이 가결됐고, 유럽 은행권에 대한 스트레스 테스트 결과 역시 시장의 예상치보다 적은 8개 은행이 불합격 판정을 받았다. 그럼에도 외국인들의 표정은 계속 어둡다. 아직 넘어야 할 산들이 많기 때문이다. 박승진 삼성증권 연구원은 “이번주 예정돼 있는 유로존 정상회담을 앞두고 여전히 잡음이 이어지고 있고, 부채한도 조정에 대한 합의점 도출이 난항을 겪고 있는 미국 관련 불확실성이 말끔히 해소되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취약한 수급 기반으로 외국인의 선물 매도는 베이시스(현물과 선물 간 가격차이)를 좁히며 프로그램을 통한 현물 매도로 이어졌다. 외국인들은 선물시장에서 지난 11일 이후 6일간 무려 2조6439억원 매도 우위를 보였다. 특히 지난주부터는 비차익 프로그램 매매에서도 매도가 나타나기 시작했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프로그램 비차익매매는 증시 방향성과 비교적 일치했다. 지난 5월에도 프로그램 비차익 매도기간에 지수가 급락했다. 인덱스 펀드들이 주로 이용하는 비차익프로그램 매매는 시장 전체에 투자하는 효과를 거둘 수 있는 대표주들을 바스켓에 담아 거래한다. 최근에는 국내 인덱스펀드뿐 아니라 외국인들이 주로 이용하는 거래방법으로 알려지고 있으며 비차익거래로 가장한 외국인의 차익거래 물량도 상당 부분 섞여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당분간 프로그램 매도세가 지속될 수 있는 만큼 대형주는 주의가 필요하다고 경고하고 있다. 실제 지난주 만기일에 외국인의 선물 매도로 프로그램 매도가 나왔지만 정작 외국인들은 잔고를 청산하지 않고 남겨뒀다. 일단 외국인들이 단기적으로 청산 가능한 잔고는 1조원에 이른다. 김현준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 들어 외국인 비차익 매매에 선행하는 패턴을 보였던 외국인 선물 포지션이 최근 순매도로 돌아섰다. 비차익을 통한 외국인 매물 부담이 지속될 가능성이 높아 대형주는 불리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최동한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시장 베이시스가 0.4포인트 이하로 내려갈 경우 외국인들의 잔고 청산이 시작될 수 있지만 원화 강세가 이어질 경우 비차익 거래를 통해 매수세가 유입될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안상미 기자/hug@herald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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