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서진<사진>의 부드러운 카리스마는 여전했다. 마치 ‘이산’을 보고 있는 듯하다. 강렬하고 감동적인 황산벌 전투로 시작된 첫 장면에선 ‘선덕여왕’의 화랑들 모습이 겹쳐진다. ‘이산’인 듯, ‘선덕여왕’인 듯 오버랩되는 장면과 분위기이지만 식상하지 않다. 전혀 새로운 ‘계백’이다. MBC 새 사극 ‘계백’이 25일 첫 방송에서 12.6%(닐슨미디어리서치 수도권 기준)의 시청률을 기록하며 순조로운 시작을 알렸다. ‘주몽’ ‘이산’ ‘선덕여왕’ 등을 연출한 김근홍 PD, ‘주몽’ ‘다모’를 쓴 정형수 작가, 그리고 ‘이산’과 ‘다모’에서 주연을 맡았던 이서진 등 사극 히트제조기 3인방의 만남으로 방송 전부터 화제를 모은 ‘계백’이 MBC 인기 사극의 신화를 이어갈 조짐이 곳곳에서 감지된다. 특히 ‘계백’은 극의 하이라이트를 시작점으로 끌어와 절정에 이르기까지의 과정을 되짚어가는 전개를 택했는데, 이는 스토리와 인물에 대한 집중도를 극대화시키는 서사 방식으로, ‘드라마 폐인’이라는 신조어를 만들어내며 사극 열풍을 주도했던 ‘다모’도 이 같은 구조였다. 또 차인표와 오연수의 연기 변신이 시청자들의 큰 호응을 이끌어냈다. 힘을 뺀 듯 이전과는 달리 편안한 대사 전달력을 보여주고 있는 차인표는 물속 검술 연습 장면 등 고난도 액션을 선보이며 첫 회부터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또한 오연수는 제2의 ‘미실’로 불릴 정도로 강한 여성의 모습을 보여줬다. 첫 회 방송 후 시청자들은 “사극인데, 목에 힘주는 사람이 없어 편안하다”, “이산, 선덕여왕, 주몽 등 여러 사극의 특징이 잘 조화된 느낌”이라며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아직 초반이지만 수려한 영상, 개성이 뚜렷한 캐릭터, 매끄러운 극 전개 등 MBC 인기 사극들의 장점들을 잘 버무린 ‘계백’이 이전 사극들처럼 무서운 기세로 또 다른 신화를 이뤄낼지 주목된다. 박동미 기자/pdm@herald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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