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달 퇴임하는 이용훈 대법원장은 재임 중 편향적 판결 논란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물론 공판중심주의 강화로 검찰의 무리한 수사에 제동을 거는 등 사법개혁에 일정 기여한 공(功)은 평가 받을 만하다. 그러나 판사 개인의 정치적 성향 및 이념에 따른 판결과 일관성 결여, 그리고 막말 판사 파동 등으로 사법부에 대한 국민 신뢰를 크게 떨어뜨린 책임이 크다. 이로 인한 사회 갈등과 분열도 커졌다. 그런 점에서 양승태 차기 대법원장 후보자의 책무는 막중하다. 차기 대법원장에게 주어진 최대 현안은 사법부를 대한민국 헌법정신에 충실한 법치 수호기관으로 되돌려놓는 일이다. 민주노동당 대표가 국회사무총장 집무실에 들어가 상식 밖의 행패를 부렸는데도 “극도의 흥분 상태에서 일어난 일이라 무죄”라고 했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소속 교사가 현장학습을 핑계로 학생들을 빨치산 추모제에 데려간 일은 “대한민국 존립에 실질적 해악성이 없어 무죄”라고 판결했다. 미국산 쇠고기를 먹으면 곧바로 광우병에 걸릴 듯이 보도한 MBC PD수첩도 죄가 되지 않는다고 사실상 면죄부를 줬다. 물론 이 같은 편향 판결을 내리는 판사는 전체 2500여 판사 중 일부에 지나지 않는다. 그러나 그 사례가 일부 판사들에 의해 거듭 드러나면서 엄청난 사회적 파장을 불러왔다. 급기야 북한 체제를 찬양한 혐의로 기소된 피고인이 법정에서 “김정일 장군 만세”를 외치는 황당한 사건이 발생하기에 이르렀다. 그런데도 현장의 판사나 검사는 이렇다 할 조치조차 취하지 못한 게 오늘 우리 사법부의 현실이다. 양 후보자는 36년간 판사 외길을 걸어온 법과 원칙에 엄격한 정통 법관으로 평가된다. 사법부의 독립성을 높이면서 법원 내부의 변화를 이끌어야 하는 대법원장의 막중한 역할과 책임에 소홀해선 안 된다. 일부 진보 좌파 진영이 그의 보수적 성향을 문제삼고 있지만 대한민국의 자유민주주의 원칙에 입각한 사법부 개혁과 판결이라면 문제될 게 없다. 소신을 갖고 핵무기로 우리를 위협하는 북한에 무조건 박수치는 종북, 친북주의자들을 법에 따라 엄정히 처리해주기 바란다. 국가안보에 치명적 영향을 줄 사업까지 반대, 예산 낭비와 이념 분열을 초래하는 행위에는 보다 더 엄격한 판정을 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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