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는 답답했고 박주영만 펄펄 날았다. 조광래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은 7일 새벽(한국시간) 쿠웨이트시티의 프렌드십 & 피스 스타디움에서 열린 3차 예선 B조 2차전 쿠웨이트와의 경기에서 2연승 도전에 나섰지만 1-1 무승부로 아쉬움을 남겼다. 대표팀은 박주영(26ㆍ아스널)이 전반 8분 선제골을 뽑았지만 이후 무의미한 중앙돌파만 고집해 이렇다할 찬스를 잡지 못했고, 선수들의 체력이 급격히 떨어지면서 후반에는 동점골을 허용했다. 해결사 박주영의 활약은 이날도 눈이 부셨다. 구자철, 이용래, 남태희를 거쳐 볼이 전달되자 곧바로 슈팅을 쐈고 상대팀 골망을 향해 깨끗하게 날아갔다. 박주영의 장기인 ‘원샷원킬’의 진가가 다시 드러난 순간이었다. 지동원이 영리하게 가랑이 사이로 흘려주는 센스도 돋보였다. 지난 레바논전에 이어 2연속골이었다. 쿠웨이트는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95위로 한국(33위)에는 객관적인 전력면에서 크게 뒤지는 팀이었다. 하지만 이날 뚜껑을 열어보니 예상은 빗나갔다. 바데르 알 무트와, 유세프 나세르로 이어진 쿠웨이트 공격수가 중유의 뛰어난 개인기를 바탕으로 전후반 내내 주도권을 쥐고 흔들었다. 대표팀은 한낮 기온이 섭씨 50도 가까이 치솟는 중동 ‘찜통더위’, 모래사장이라고 할 만큼 푹신한 그라운드의 잔디, 풀백으로 선발 출전한 차두리(셀틱)의 부상으로 밸런스가 무너졌다. 골문도 수시로 위협받았고 답답한 경기가 이어졌다. 조광래 감독도 경기 뒤, “차두리가 다치기 전까지 우리가 경기를 압도하면서 페이스를 이끌었지만 차두리 교체 이후 날카로움이 살아나지 못했다”고 아쉬움을 보였다. 하지만 수확도 있었다. 스무 살 동갑내기 남태희(발랑시엔)와 홍철(성남)이 이날도 맹활약하면서 대표팀의 스쿼드를 두텁게 만들어줬다. 이청용(볼턴)의 대안으로 주목받는 남태희는 박주영의 선제골에 결정적인 기여를 했다. 은퇴한 이영표(34)의 후계자로 지목된 홍철도 과감한 오버래핑과 정확한 크로스로 뛰어난 공격가담능력을 보여줬다. 3차 예선의 첫 두 경기를 마친 한국 대표팀이 최종예선에 나가려면 앞으로도 4개의 관문을 넘어야 한다. UAE와의 홈(10월11일), 원정(11월11일), 레바논과의 원정(11월15일), 쿠웨이트와의 홈(내년 2월29일) 경기를 남겨놓고 있다. 중동 공략에 성공하기 위해서는 체력 보강 및 변화된 전략 마련이 시급할 것으로 보인다. 심형준 기자/cerju@herald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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