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인 강호동 씨가 탈세로 거액의 추징금을 부과받자 한 시민은 이를 검찰에 형사고발했다. “부정한 행위를 저질러놓고 ‘추징금만 내면 된다’는 태도는 잘못”이라는 고발장 내용이 압권이다. 이번 사건의 형사처벌 대상 여부는 검찰이 판단할 문제지만 강씨에 대한 국민적 분노와 배신의 단면이 여실히 보인다. 더욱이 그는 성실 납세를 홍보하는 국세청 일일 명예봉사실장 출신이다. 엄청난 돈을 버는 인기 연예인의 이중적 행태에 국민들은 더욱 허탈하다. 유명 씨름선수에서 연예인으로 변신한 그는 건강한 서민적 이미지로 그야말로 초절정의 인기를 누리고 있다. 출연하는 프로그램은 곧바로 해당 방송사의 간판으로 떠올라 연예 담당 책임자들은 그를 섭외하지 못해 안달이다. 실제 그의 진행 프로그램 하차설이 나오자 방송사 사장까지 직접 말리고 나설 정도였다. 인기만큼이나 수입도 대단하다. 회당 1000만원을 넘나드는 방송출연료는 물론 광고 모델과 각종 행사 진행, 프랜차이즈 사업으로 큰돈을 벌고 있다. 대중의 인기와 사랑을 등에 업고 부와 명예를 쥔 강씨는 단순 연예인이 아닌 공인이다. 그만큼 사회적 책무에 소홀해선 안 되는 위치다. 더욱이 납세, 병역 등 국민의 기본 의무에 속하는 사안은 더욱 신중히 처신해야 한다. 가수 유승준과 방송인 엠씨몽이 정상의 인기를 누리다 병역의무 회피로 무대를 떠나는 혹독한 대가를 치렀다. 납세도 마찬가지다. 모든 국민, 특히 샐러리맨은 한푼도 빠뜨리지 않고 꼬박꼬박 세금을 납부하는데 강씨는 막대한 수입까지 모자라 납세를 회피한 것이다. 잘못을 사과하는 것으로 그칠 일이 아니다. 적발되니까 추징금을 낸다는 것도 그렇다. 발각돼서 벌금을 내는 것은 당연하고, 공인으로서 사회적 책무를 다할 방법을 거듭 생각해야 한다. 그럼에도 입을 다문다면 출연 금지 등 중징계도 불가피하다. 방송사들도 인기 연예인에게만 목맬 게 아니라 보다 많은 연예인 지망생들 가운데 인물을 고르는 노고를 아끼지 말아야 한다. 자신은 집 한 칸 없으면서 수입이 생기면 어려운 이웃을 찾는 가수 김장훈 씨의 기부 활동은 언제 들어도 훈훈한 감동을 준다. 이번 사건으로 강씨의 이미지는 치명적 타격을 입게 됐다. 그만이 아닐 것이다. 인기는 거품과 같아 대중의 버림을 받으면 모든 것이 한순간에 날아간다. 강씨 파문이 연예인 공인 의식을 되새기는 계기가 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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