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나리오가 들어왔는데 변호사 역할이 끌리더라고요. 관객이 보면 재미있을까를 가장 먼저 생각했습니다.” 한국 최초의 법정스릴러를 표방한 영화 ‘의뢰인’에서 변호사 강성희로 색다른 연기 변신을 한 하정우(33)를 지난 22일 서울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만났다. 이 영화는 증거가 없는 살인사건에 휘말린 피해자의 남편 한철민(장혁 분)과 그의 범죄 사실을 확신하는 검사 안민호(박희순 분), 그리고 그의 무죄를 입증하려는 변호사 강성희(하정우 분)가 벌이는 영화다. 영화 ‘약탈자들’로 기대주로 떠오른 손영성 감독이 메가폰을 잡은 작품으로, 오는 29일 개봉한다. 하정우와 박희순, 장혁은 각각 그동안의 캐릭터와는 전혀 다른 캐릭터로 ‘3인3색’의 매력을 발휘했다. 특히 하정우는 ‘추격자’의 연쇄살인범이나 ‘황해’의 살인청부업자 모습을 씻어내고 실력을 갖춘 매력적인 변호사로 180도 변신에 성공했다. 검사, 범인이 아닌 변호사를 택한 데에 대해 하정우는 “드라마에서 검사 역할도 해봤고, 30대 초ㆍ중반에 범인 역할을 많이 해 새로운 캐릭터에 관심이 갔다”고 했다. 그는 “이 영화는 부녀자 살인사건 등 전형적인 소재를 다루지만, 기본적인 장르 영화가 갖는 힘은 있다고 본다. 이 사건을 둘러싼 주ㆍ조연 배우 등 많은 사람이 반응하는 것이 첫 번째 재미”라고 말했다. 실제로 영화 초반에 등장하는 ‘야구 신’은 원래 ‘골프 신’이었지만, 관객과의 거리를 좁히기 위해 야구로 설정을 바꿨다. 최초의 법정스릴러인 만큼 딱딱하고 무겁지 않도록 힘을 배분하는 데에도 신경 썼다. 전반부에는 관객들을 코미디로 무장해제시켜 쉽고 가볍게 법정으로 데려오고, 후반부에는 법정에서 끝까지 집중할 수 있도록 강성희 변호사의 캐릭터를 설정했다. “전작 영화 ‘황해’를 보고 ‘저 친구는 변호사로 진중하고 무겁게 갈 것’이라고 생각했을 텐데, 그래서 반대로 생각했죠. 미국 드라마 ‘굿 와이프’에는 다양한 변호사가 나옵니다. 말더듬이도 있고, 웨스턴 부츠를 신고 오토바이를 타는 변호사도 나오고 다양한 스타일이 있더라고요.” 그는 특히 “이 영화의 꽃은 장혁의 막판 진술 장면”이라며 장혁의 연기 변신에 깜짝 놀랐다고 했다. 그간 20여편의 영화를 찍은 하정우에게 ‘의뢰인’은 어떤 의미일까. 한마디로 “청년이었던 하정우가 성장한 남자가 됨을 알리는 작품”이라고 설명했다. ‘배우 인생 2막’의 시작을 알리는 작품인 셈이다. 하정우는 최근 촬영을 마친 영화 ‘범죄와의 전쟁’에서는 부산 건달로 나오며, 지금 찍고 있는 영화 ‘러브 픽션’에서는 3류 소설가로 또 다른 변신을 꾀한다. 그림 그리기가 취미일 정도로 수준급 그림 실력을 자랑하는 하정우는 40대가 되면 리처드 기어처럼 멜로를 찍고, 나이 50이 넘으면 영화 제작도 하고 싶다고 했다. “백남준을 비롯한 예술가들을 다룬 전기영화를 만들어보고 싶다”는 ‘성장남’ 하정우의 배우 인생 2막이 어떻게 펼쳐질지 기대된다. 장연주 기자/yeonjoo7@ 사진=정희조 기자/chech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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