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말과 막말, 호통과 질타만 난무하는 18대 국회 마지막 국정감사에서 ‘도와주는 국정감사’을 차분하게 진행하는 손숙미〈사진〉 의원(한나라당)은 단연 눈에 띈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인 손 의원의 눈길은 국정감사 기간 끊임없이 사회의 그늘진 곳에 있는 소외계층을 향해 있었다. 감사기관이 혼쭐이 나는 날카로운 질의 속에서도 손 의원은 침착한 톤을 잃지 않는다. 보건복지부 국정감사장에서 그는 복지 포퓰리즘이 난무하는 가운데서도 정작 국가의 손이 닿지 못하고 있는 곳들의 비참한 실상을 낱낱이 보고했다. 2000여명에 달하는 쪽방이나 공원 등 비정형 거주자의 실태, 집도 절도 없는 노인 7만9000여명, 낙후된 아동복지시설로 인해 화재 위험에 노출된 1만7000여명의 아동 등이 그의 작품이다. 손 의원은 “고아원을 비롯한 낙후된 사회복지시설을 보수하는 데 기획재정부에서 1년에 1억원밖에 지원을 안 한다”며 “그렇게 하면 적어도 24년이 걸린다. 이건 너무 아니지 않나 하는 생각이 가장 먼저 들었다”고 아쉬워했다. 피감기관에서 나온 정부관계자들의 얼굴도 벌개졌다. 손 의원이 생각하는 복지는 이렇듯 국가가 정말 알뜰한 엄마의 마음으로 취약계층을 도와주는 것이다. 그는 “복지 사각지대에 있는 분들에 대한 문제점을 중점적으로 제기한 것도 이 때문”이라고 밝혔다. 복지 사각지대를 돌아보면 허투루 쓸 복지재정이 한푼도 없다는 것이다. 국회에 입성한 지 4년. 손 의원에게 지난 3년 동안은 준비기간이었다. 정작 필요한 사람에게 제대로 된 복지혜택을 주는 데 복지재정이 확보돼야 한다는 게 그의 지론이다. 무분별한 무상복지보다는 국가재정이 허락하는 한도에서 복지정책을 펴야 그리스 등 유럽 국가처럼 국가부도 위기로 추락하지 않는다는 게 손 의원의 복지 철학이다. 이 때문에 지난해까지 손 의원은 깨진 독에 물 붓듯 줄줄 새는 복지재정의 부정수급자를 잡는 ‘경찰’ 역할을 자청해왔다. 그 스스로도 “예전까지는 경찰 같고 무서운 이미지가 있을 것”이라며 웃었다. 부당하게 새나가고 있는 국민혈세를 막아야 정작 필요한 사람에게 필요한 복지가 갈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복지’라는 키워드에서 손 의원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마음가짐. 그는 “복지는 소외계층에 대한 따뜻한 마음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손 의원은 “임채민 보건복지부 장관이 경제관료 출신이다 보니 복지에 관한 깊은 마인드가 부족한 것 같다”면서 “기회 있을 때마다 임 장관에게 ‘마음의 복지’에 대해 이야기를 많이 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손미정 기자/balme@herald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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