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1만원 이하의 소액 신용카드 결제 거부를 허용하는 관련 법규 개정 방침을 밝혔다. 오는 18일 한국음식업중앙회의 ‘범외식인 10만인 결의대회’를 의식한 듯 당장 내년부터 영세 가맹점의 수수료 부담을 덜어주겠다고 한다. 하지만 이는 일일이 잔돈을 갖고 다니는 부담을 지우고, 소득공제 및 마일리지 혜택 등 소비자 편익을 외면한 탁상행정의 전형이다. 카드사와 가맹점의 수수료 부담을 소비자한테 전가한 것부터 잘못이다. 대중음식점 업주들은 2.6% 카드 수수료율이 골프장(1.5%) 백화점(2.0%)은 물론 재래시장(1.6%)보다도 높다고 주장하고, 카드사들은 건당 150원 정도의 부가가치통신망(VAN) 사용료, 선(先)지급 이자 등을 감안하면 그렇지 않다고 반박한다. 논쟁의 핵심은 카드 수수료율이지 소액 결제가 아닌 것이다. 카드 결제액의 세액공제, 소액결제 수수료율 인하 등 윈윈하는 부담 완화가 해법이다. 소액결제가 많은 학생ㆍ서민들을 봉으로 보는 MB정부의 반(反)서민적 작태라 아니 할 수 없다. 서민 편익을 중시하는 정부라면 신용카드 사각지대 해소에 나서야 옳다. 카드 사용액이 국내총생산(GDP)의 40%를 넘는다지만 아직 드러내놓고 카드 결제를 거부하는 곳이 수두룩하다. 특히 지성의 요람인 대학의 카드 가맹실적은 20%를 밑돈다. 할부 승인 대학은 10여곳에 불과하고 그나마 무이자 혜택은 한 곳도 없다. 계절학기 등록금도 예외 없이 현금 결제를 고집한다. 카드사들은 연간 2조원 이익이 적다고 투정 부릴 게 아니라 탈세 목적의 가짜 가맹점 색출 등 저변 확대에 더 나서야 한다. 금융위원회 등 관계당국은 얄팍한 10ㆍ26 재보선용 꼼수를 접고 들쭉날쭉한 수수료 체계를 전면 개편, 소비자 편익 증진의 계기로 삼기 바란다. 철저한 원가 분석으로 각각 선진국의 2~3배와 10배인 신용카드 및 체크카드 수수료율부터 당장 내리도록 해야 한다. 고리대금업에 맞먹는 현금서비스와 교묘한 결제일 조정 등을 통한 할부수수료의 폭리 구조는 당연히 뜯어고쳐야 한다. 카드사들의 경쟁 격화에 따른 제2의 카드대란 조짐과 지구촌의 ‘분노의 시위’를 피하기 위해서라도 카드 요율 체계 개편과 인하, 카드사 구조조정은 시급하다. 이에 따른 보험료 및 휘발유값 인하 등 물가안정 효과는 덤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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