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끼하거나 자극적이지 않고 담백한 웰빙 중식요리를 저렴한 가격에 맛볼 수 있습니다.” 서울 충무로2가에 위치한 세종호텔이 무려 22년 만에 중식당을 다시 오픈했다. 기존의 일식당을 없애는 대신 정통 광둥식 중식당 ‘황궁’을 지난 10일 오픈한 것. ‘황궁’의 왕기명(48) 셰프는 지난 1984년 대만의 특급호텔을 시작으로 지난 27년간 웨스틴조선호텔, 플라자호텔 등지에서 고(故) 김대중 대통령과 LG그룹 구본무 회장 중식을 담당했던 스타 셰프다. 하지만 1남3녀 중 셋째인 그는 원래 요리사를 꿈꾸지는 않았다. 어려운 가정형편에 중국집을 했던 아버지의 일을 도맡아하면서 자연스레 요리와 인연을 맺게 됐다. 초등학교 2학년 때부터 가세가 기울어 5학년 때 배달일을 시작했고 중학교 때는 프라이팬을 잡고 짜장, 짬뽕, 유산슬, 양장피 같은 요리를 만들었다. 친구들 놀 시간에 요리하는 것이 정말 싫었던 그는 요리를 하지 않으려고 대만의 풍갑대에서 기계공학을 전공했다. “막상 대학을 졸업하고 나니 할 게 없더라고요. 생활비도 없었고, 하던 것이 요리라서 대만 로열호텔에 들어가 밑바닥부터 배웠습니다. 지금은 기본기를 다지게 해주신 아버지께 정말 감사 드립니다. 어릴 적부터 입맛을 알게 해주셨어요.” 이후 한국에 돌아온 그는 플라자호텔을 거쳐 1993년 웨스틴조선호텔에 들어갔다. 고 김대중 대통령의 중식 담당으로 1년2개월간 주 1회씩 일했었다. 하지만 ‘기러기 아빠’ 생활에 지쳤던 그는 2004년 명퇴를 신청했고, 가족을 보러 중국에 갔다. 중국에 가서 1년간 중국집을 운영했지만, 조금 벌었을 뿐이다. 결국 2007년 다시 한국에 돌아와 아워홈에서 일했다. 약 1년7개월간 LG그룹 구본무 회장의 중식을 담당한 것도 이때다. 그는 “김대중 대통령은 게살수프 같은 서민요리를 좋아하셨고, 구본무 회장은 깐풍기, 전가복 등을 즐겨 드셨다”고 회고했다. 100% 화교 출신들이 조리하는 ‘황궁’의 콘셉트는 “특2급 세종호텔에서 특1급 수준의 건강식 중국요리를 30~40%가량 저렴하게 맛볼 수 있는 곳”이다. 이제 요리에 대한 눈을 떠가고 있다는 그는 “요즘엔 건강과 웰빙에 관심들이 많아 중식도 느끼하지 않은 담백한 맛이 대세”라며 “삶거나 찌는 법을 위주로 한 요리법, 백김치 등 한식을 이용한 중식을 개발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장연주 기자/yeonjoo7@ 사진=정희조 기자/chech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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