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가에서 포획 혹은 사살된 멧돼지는 어떻게 처리될까. 지난 3일 도봉구에서는 300㎏의 멧돼지가 주택에서 100m 정도 떨어진 거리에서 발견돼 포수에 의해 사살됐고 지난 1일에도 부산에서 멧돼지가 출몰, 경찰에 의해 사살되는 등 포획 혹은 사살되는 멧돼지 수가 빈번해지고 있다. 관계당국은 일부 포획된 멧돼지가 유통되기도 하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다만 이에 대한 마땅한 처리 규정이 없어 처리를 두고 고심을 하고 있다. 야생동식물 보호법과 식품위생법에서도 멧돼지 처리에 관한 규정이 없다. 식품위생법에 ‘감염의 문제가 있는 동물들을 유통해서는 안된다’는 규정이 있지만, ‘멧돼지를 유통시켜서는 안된다’는 규정은 없다. 이에 따라 일부 자치단체에서는 멧돼지 유통을 금지하고 있다. 다만 일부 단체에서 현실적인 이유를 들어 멧돼지 유통을 막고 있지 않는 등 자치단체에 따라 처리 규정이 달라지기도 한다. 서울 도봉구는 지난해 포획된 3마리의 멧돼지를 어떻게 처리하느냐를 두고 고민을 했다. 뾰족한 수가 없자 포수에게 “멧돼지 유통은 철저히 금지된다”는 교육을 한 후 포수가 처리하게 내버려뒀다. 이후 도봉구청 관계자는 지난 8월께 환경부에 관련 질의서를 보낸 후 환경부로부터 “잡힌 멧돼지는 포획자와 피해주민이 자가소비한다”는 ‘유해동물처리지침’을 받았다. 지난 3일 잡힌 멧돼지는 유통을 시킬수 없다는 전제하에 이를 잡은 구청의 허가를 받고 멧돼지를 포획한 포수의 것이 됐다. 하지만 멧돼지가 많이 잡히는 강원도의 경우는 상황이 다르다. 멧돼지 피해를 막기 위해 ‘농작물 피해 구제 기동구제단’을 운영하고 있는 강원도 홍천군에 따르면 포획된 멧돼지는 전적으로 ‘기동구제단’의 몫이다. 홍천군청은 이들이 잡은 멧돼지를 유통을 시키든, 나눠 갖든 관여하지 않는다. 홍천군 관계자는 멧돼지 유통 여부에 대해 “포수들이 고라니보다는 값이 더 나가는 멧돼지를 잡으려고 한다”는 말로 답을 대신했다. 환경부도 멧돼지 처리에 마땅한 처리 규정이 없다는 입장이다. 환경부 관계자는 “불법적인 수렵은 단속을 하고 있지만, 이와 같이 합법적으로 포획된 야생동물에 관해서는 마땅한 처리규정이 없다”면서 “포수들이 인도적인 측면에서 야생동물을 잡고 있는데 유통 금지 등을 명시적으로 정해버리면 포수가 민가에 해를 끼치는 야생동물을 잡는 유인이 없어져 버리는 현실적인 문제도 있다“고 말했다. 박병국 기자/cook@herald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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