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장품 위조상품 온라인 판매 차단 2.3배 증가

中 알리바바닷컴·알리익스프레스서 차단 늘어

중국서 위조상품 제조 이후 동남아 등으로 유통

“화장품 산업 경쟁력 훼손…제도적 장치 마련을”

메디큐브 ‘콜라겐 나이트 랩핑 마스크’ 정품 및 가품 비교 이미지. 가품에는 ‘콜라겐’ 대신 ‘골라겐’으로 적혀 있다. [에이피알 제공]
메디큐브 ‘콜라겐 나이트 랩핑 마스크’ 정품 및 가품 비교 이미지. 가품에는 ‘콜라겐’ 대신 ‘골라겐’으로 적혀 있다. [에이피알 제공]

[헤럴드경제=정대한 기자] K-뷰티의 인기가 커지면서 국내 화장품 브랜드를 베낀 위조상품이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올해 들어 온라인에서 적발돼 판매가 차단된 화장품 위조상품만 3만7000건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같은 기간의 2.3배 수준이다. 특히 C커머스(중국계 이커머스) 플랫폼에서 차단된 위조 상품은 1년 전보다 두 배 이상 늘었다.

21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백종헌 의원실이 지식재산처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해 1~8월 국내외 주요 온라인 플랫폼에서 화장품 관련 위조상품 판매가 차단된 건수는 3만7544건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1만6270건)보다 130.8% 증가한 수치다. 올해 들어 8개월 만에 지난해 연간 차단 건수(3만9295건)의 95.5%에 달한다.

위조상품 차단 건수는 최근 가파르게 늘고 있다. 2023년 1만6780건에서 2024년 2만3521건으로 40.2% 증가했고, 지난해에는 3만9295건으로 다시 67.1% 뛰었다. 2년 전과 비교하면 134.2% 급증했다.

온라인 플랫폼별로 보면 중국계 이커머스에서 차단된 위조상품의 증가세가 두드러진다. 올해 1~8월 중국 알리바바그룹의 기업 간 거래(B2B) 플랫폼인 알리바바닷컴에서 차단된 화장품 위조상품은 1291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575건)보다 124.5% 늘었다. 알리바바그룹의 소비자 대상(B2C) 플랫폼인 알리익스프레스도 같은 기간 140건에서 368건으로 162.9% 증가했다.

누적 기준으로 봐도 중국계 이커머스의 적발 규모가 컸다. 2021년부터 올해 8월까지 알리바바에서 차단된 화장품 위조상품은 1만522건으로 가장 많았다. 알리익스프레스에서도 1278건이 차단됐다. 아마존(270건)과 쿠팡(15건)이 뒤를 이었다. 이 밖에 쇼피와 라자다, 토코피디아 등 동남아시아 기반 플랫폼에서도 위조 상품이 적발됐다.

온라인에서 유통되는 가품 화장품 관련 소비자 상담도 늘고 있다. 한국소비자원이 백종헌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1372소비자상담센터에 접수된 온라인 가품 화장품 관련 상담은 2022년 101건, 2023년 105건, 2024년 151건, 지난해 225건으로 증가했다. 올해도 8월까지 139건이 접수됐다. 품목별로는 기초 화장품이 64건(46.0%)으로 가장 많았고, 향수(28.1%)와 세정용 화장품(9.4%)이 뒤를 이었다. 상담 사유로는 ‘품질 문제(46.8%)’가 가장 많았다.

위조상품의 주요 생산·발송 거점으로는 중국이 지목되고 있다. 지난해 관세청이 통관 단계에서 적발한 K-브랜드 위조물품 가운데 발송국이 중국인 제품은 전체의 97.7%에 달했다. 품목별로는 화장품류가 35.9%로 가장 많았다.

실제로 중국에서는 K-뷰티 위조상품을 생산하는 제조시설이 잇따라 적발되고 있다. 뷰티 기업 에이피알에 따르면 지난해 5월 중국 광둥성 자오칭에서 약 2000㎡ 규모의 대형 불법 제조시설이 적발됐다. 현장에서는 에이피알의 메디큐브 가품 1400여개가 압수됐다. 같은 해 상반기 중국 광둥성 산터우 일대에서도 제조시설이 적발돼 4만200여개의 메디큐브 가품이 압수됐다.

중국에서 생산된 K-뷰티 가품은 현지 물류망을 거쳐 동남아를 비롯한 해외 시장으로 유통되고 있다. 온라인에서 차단된 위조상품을 유통국별로 보면 동남아가 가장 많다. 지식재산처에 따르면 올해 1~8월 동남아시아에서 차단된 화장품 위조상품은 2만1266건으로 전년 동기 대비 106.4% 증가했다. 전체 차단 건수의 56.6%로 절반을 넘는다.

중국도 2038건에서 5344건으로 162.2% 늘었다. 최근에는 일본과 유럽, 미국 등에서도 K-뷰티가 인기를 끌면서 유통 지역이 넓어지고 있다. 미국은 504건에서 1049건으로 108.1%, 일본은 1344건에서 2231건으로 66.0% 증가했다. 유럽은 129건에서 2224건으로 약 17.2배 급증했다.

위조 화장품은 단순한 매출 피해를 넘어 소비자 안전과 K-뷰티 브랜드 전반의 신뢰를 훼손할 수 있다. 해외에서 제조·유통되는 가품의 특성상 개별 기업이 현지 생산시설과 판매망을 추적하고, 수사·단속기관과 공조하는 데에도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백종헌 의원은 “최근 해외에서 발생하는 우리나라 화장품의 위조·모방 사례는 국내 화장품 산업의 경쟁력을 훼손할 뿐만 아니라 국내 유입 시 소비자의 건강과 안전까지 위협할 수 있는 문제”라며 “우리 기업의 지식재산권과 소비자 안전을 함께 보호할 수 있도록 보다 정밀한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중국 시장감독관리국이 실시한 단속에서 적발된 가품 메디큐브 제품. [에이피알 제공]
중국 시장감독관리국이 실시한 단속에서 적발된 가품 메디큐브 제품. [에이피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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