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도현정 기자] 프리드리히 메르츠 독일 총리가 집권당인 기독민주당(CDU)의 ‘골칫거리’가 됐다. 치르는 선거마다 참패하며 ‘책임론’이 거세게 이는 와중에도 끝까지 사퇴를 거부하고 있어, 기민당에 부담이 되고 있다.
메클렌부르크포어포메른주 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20일(현지시간) 주의회 선거에서 극우 세력인 독일대안당(AfD)이 38.2%를 득표해 대승을 거뒀다. 중도진보인 사회민주당(SPD)은 35.5%를 득표했고, 집권당인 기민당은 4.9%의 득표에 그쳐 의석을 한 석도 얻지 못했다. 이는 전후 주의회에서 얻은 사상 최악의 성적이다.
메르츠 총리도 이번 결과에 대해 “재앙”이라고 표현했다. 그럼에도 그는 자신의 개혁 노선을 수정하거나 총리직에서 물러날 뜻이 없다고 밝혔다. 그는 “지금 해야 할 일에는 배짱과 확고함, 인내가 필요하다”면서 경제를 되살리기 위한 개혁을 계속 추진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지지율 급락으로 정치적 동력을 크게 잃은 그가 국정 운영을 위해 운용할 수 있는 수는 많지 않다. 메르츠 총리는 2018년 CDU 대표직에 도전할 당시 AfD의 득표율을 “절반으로 줄일 수 있다”고 장담했지만, 그가 총리로 취임한 후 오히려 AfD는 파죽지세로 선거마다 대승을 거두고 있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현재 전국 여론조사에서 AfD의 지지율은 27∼29%다. 18∼20%를 기록하고 있는 CDU를 크게 앞서고 있다.
AfD는 옛 동독 지역인 메클렌부르크포어포메른주 선거에 앞서 지난 6일 치러진 작센안할트주에서도 CDU를 큰 격차로 누르고 압승했다. AfD의 연승이 메르츠에게 더 뼈아픈 이유는 옛 동독 지역 유권자들의 불만이 선거 결과로 고스란히 드러났기 때문이다.
독일은 최근 경기 부진과 높은 생활비, 에너지 비용 등에 대한 불만이 커진 상황에서 메르츠 정부가 연금·세제·의료 등 각종 개혁을 추진하자 이에 크게 반발하고 있다. AfD는 이런 불만을 파고들며 이민 규제 강화와 우크라이나 지원 축소 등을 주장하면서 동부 지역에서 지지세를 확대해 왔다. ‘독일식 마가(MAGA·미국 우선주의를 지칭하는 운동으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주요 지지 기반)’인 셈이다.
이번 선거 결과는 메르츠 총리와 CDU 내부의 갈등을 더 키울 것으로 보인다. CDU 내에서는 선거 전부터 메르츠 총리의 개혁 노선과 지도력에 대한 비판이 나왔다. 선거 결과로 메르츠 총리에 대한 불신이 확인된 만큼 사퇴론 및 리더십 교체 요구가 커질 것으로 보인다.
영국과 프랑스, 이탈리아 등에서도 극우 세력이 주류 정치에서 힘을 얻는 가운데, 메르츠 총리가 조기 퇴진한다면 다른 유럽 국가들에도 상당한 파장을 일으킬 것으로 보인다. 현재 프랑스는 다음해 총선에 도전하는 마린 르펜 국민연합(RN) 전 대표가 높은 지지를 얻고 있고, 이탈리아는 이미 극우로 분류되는 조르자 멜로니 총리가 집권하고 있다. 영국에서도 극우 세력인 나이절 페라지 영국개혁당 대표가 파원의원 보궐선거에 당선되면서 주류 정치에 발을 들였다. 스페인, 폴란드 등에서도 다음해 전국 단위 선거를 앞두고 민족주의 세력이 확장하고 있다.
그럼에도 메르츠 총리의 퇴진을 점치기도 쉽지 않다. 본인도 자리를 지키려는 의지가 강한데다, 당내 그를 대체할 만한 인물이 없기 때문이다.
영국 일간 더타임스는 20일 현재 메르츠 총리를 대체할 만한 가장 유력한 후보로 노르트라인베스트팔렌주의 헨드리크 뷔스트 주총리가 언급되지만, 그는 다음해 4월 자신의 주총리 선거를 앞두고 있어서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분석을 내놨다. 뷔스트 총리를 비롯한 CDU 소속 8개 주 총리는 지난 16일 메르츠 총리를 지지한다는 내용의 공동 성명을 내고 당내 분란 수습에 나서기도 했다.
또 다른 잠재적 후보로는 CDU의 자매 정당인 CSU(기독사회당) 대표이자 바이에른 주총리인 마르쿠스 죄더가 거론되고 있지만, CDU 내부에서 폭넓은 지지를 얻지는 못하고 있다.
이를 두고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누가 메르츠 총리의 후임자가 되든 비슷한 경제 문제와 정치적 제약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하기도 했다.
kate01@heraldcorp.com
![“AI는 최고의 도구…누구보다 빨리 배우되, 도구가 되지 말라” [헤럴드디자인라운지 2026]](https://wimg.heraldcorp.com/news/cms/2026/09/18/news-p.v1.20260917.7d68c84655c747438af5844aba94bf71_T1.png?type=h&h=240)
![“건축, 삶 다루는 일…‘왜 짓는가’는 ‘인간 몫’” [헤럴드 디자인라운지 2026]](https://wimg.heraldcorp.com/news/cms/2026/09/21/news-p.v1.20260921.f5360c6addf44523bdf7cff0b746ac36_T1.jpg?type=h&h=240)
![“AI 시대, 경험의 가치 더 커져…디자인은 콘텐츠 만드는 작업” [헤럴드 디자인라운지 2026]](https://wimg.heraldcorp.com/news/cms/2026/09/21/news-p.v1.20260914.e57d3bd6fe45455085cd8cb8105ba11f_T1.png?type=h&h=24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