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장윤우 기자] 달 표면은 수십억 년 전 모습을 그대로 간직한 곳으로 여겨진다. 공기도 물도 없어 한번 생긴 흔적이 지워지지 않는다. 우리가 보는 달의 얼룩덜룩한 무늬는 대부분 아득한 과거에 생긴 충돌 자국이다.
그런데 불과 2년 전 달에 지름 222m짜리 구덩이가 새로 생겼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생기기 전과 후가 모두 관측된 크레이터 가운데 태양계에서 가장 크다.
달에 새 구덩이가 생기는 것 자체는 드문 일이 아니다. 미국항공우주국(NASA)의 달 정찰 궤도선은 2010년부터 매달 달 전체를 촬영하면서 이전과 비교해 새로 생긴 크레이터를 찾아왔다. 다만 지금까지 찾아낸 것 중 가장 큰 것은 2012년 생긴 지름 70m짜리였다.
최근 국제학술지 사이언스 어드밴시스 제12권 제38호에 미국 인튜이티브 머신스 마크 로빈슨 연구팀은 2024년 봄 달에 생긴 새 크레이터를 분석한 결과를 발표했다.
132년에 한 번 있을 충돌
연구팀은 2025년 가을 궤도선이 매달 찍어온 사진을 비교하다 이 크레이터를 발견했다. 충돌이 일어난 시점은 2024년으로 추정된다. 소행성이나 혜성에서 떨어져 나온 작은 조각이 부딪힌 것으로 연구팀은 봤다.
크레이터의 지름은 222m, 깊이는 43m다. 축구장 두 개를 이어 붙인 길이보다 조금 길다. 테두리는 주변보다 7.7m가량 솟아올랐다.
충돌체의 밀도와 속도를 가정해 충돌 에너지를 추정한 결과 TNT 약 1만5000톤에 해당하는 것으로 계산됐다. 2012년 생긴 70m짜리 크레이터를 만든 에너지의 27배다.
기존 계산 모델에 따르면 이 정도 규모의 충돌은 달에서 132년에 한 번꼴로 일어난다. 연구팀은 평생 한 번 볼까 말까 한 관측이라고 밝혔다.
크레이터는 달 앞면의 ‘위난의 바다’ 가장자리에 생겼다. 달의 바다는 물이 아니라 어두운 현무암이 굳어 생긴 평원이다. 이 크레이터는 그 평원과 밝은 고지대가 만나는 경계에 걸쳐 있다.
경계면에 충돌한 바람에 크레이터 모양은 완전한 원의 형태가 아니다. 서쪽 절반은 지름으로 따지면 230m, 동쪽 절반은 214m로 서쪽이 더 넓게 파였다.
이번 충돌로 인해 원래 있던 작은 구덩이들은 대부분 지워졌다. 크레이터 주변 파편이 두껍게 덮인 구역 안에서 지름 6~12m짜리 구덩이 103개 중 남은 것은 5개뿐이다.
100km 밖까지 흔적 남아
충돌의 여파는 크레이터 주변에 그치지 않았다.
연구팀은 충돌 전 같은 지점을 540번, 충돌 후 60번 찍은 사진을 각각 겹쳐 비교했다.
비교 결과 크레이터에서 15km까지는 지표가 밝아졌고, 그 바깥으로 100km 넘게 떨어진 곳까지 지표가 조금 어두워진 흔적이 나타났다. 연구팀은 충돌 순간 아주 빠른 속도로 튀어 나간 작은 알갱이들이 멀리 떨어지면서 표면의 흙을 흩뜨린 것으로 봤다.
연구팀은 충돌 초기 단계를 정밀하게 모델링하면 지금까지 잘 알려지지 않았던 충돌 직후의 과정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참고논문
DOI : 10.1126/sciadv.aeh7812
논문 정보 : M.S. Robinson, A.K. Boyd, P. Mahanti, M.R. Manheim, E.J. Speyerer, J.D. Stopar, & R.V. Wagner, A new 222-m diameter lunar crater, Sci. Adv. 12 (2026) eaeh7812.
dbsdn1110@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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