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년 만의 국빈방미…트럼프 이례적 공항 영접·백악관 환영식

‘은둔의 영부인’ 멜라니아도 세 차례 동행…국빈만찬·차담까지

무역·안보 담판 앞두고 최고 예우…中 유연한 입장 끌어낼지 주목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왼쪽)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지난 14일(현지시간)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리는 국빈 만찬장에 도착해 기념촬영을 하는 모습. [AP]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왼쪽)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지난 14일(현지시간)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리는 국빈 만찬장에 도착해 기념촬영을 하는 모습. [AP]

[헤럴드경제=서지연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1년 만에 국빈으로 미국을 찾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위해 B-2 스피릿 전략폭격기와 F-22 랩터 전투기까지 띄운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례적으로 공항까지 직접 나가 시 주석을 영접하고 공식 석상에 좀처럼 모습을 드러내지 않는 부인 멜라니아 여사도 세 차례 행사에 참석한다. 무역과 안보 현안을 놓고 치열한 담판을 앞둔 트럼프 대통령이 최고 수준의 예우를 통해 시 주석의 유연한 태도를 끌어내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21일(현지시간) 백악관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23일 오후 워싱턴DC 인근 앤드루스 공군기지에서 시 주석과 부인 펑리위안 여사를 직접 영접한다.

미국 대통령이 공항까지 나가 외국 정상을 맞는 것은 이례적이다. 시 주석이 미국 땅에 발을 내딛는 순간부터 최고 수준의 예우를 갖추겠다는 것이다.

시 주석의 미국 국빈방문은 2015년 이후 11년 만이다.

환대의 정점은 24일 백악관에서 열린다. 정상회담에 앞서 트럼프 대통령 부부와 시 주석 부부가 참석하는 공식 국빈 환영식이 예정돼 있다.

미군 의장대가 도열하고 육군 트럼펫 연주단이 환영 팡파르를 울린다. 해병대 군악대가 중국과 미국 국가를 차례로 연주한 뒤 트럼프 대통령의 환영사와 시 주석의 답사가 이어진다.

백악관 로즈가든에서는 육군과 해병대 군악대 등이 총출동한 가운데 사열식도 진행된다.

미군의 최정예 공중전력도 등장한다. B-2 스피릿 전략폭격기 1대와 F-22 랩터 전투기 4대가 백악관 상공에서 축하 비행을 펼칠 예정이다.

미국의 압도적인 군사력을 상징하는 전략자산을 외국 정상 환영식에 동원하는 것은 트럼프 대통령이 앞서 다른 정상들을 맞을 때도 활용했던 방식이다.

지난해 11월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가 백악관을 찾았을 당시에는 F-35 전투기가 환영 비행에 동원됐다.

지난해 8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알래스카 앵커리지에서 정상회담을 했을 때는 트럼프 대통령이 직접 군기지에 먼저 도착해 푸틴 대통령을 맞았다. 당시에도 B-2와 F-35 전투기 4대가 시범비행을 했고 F-22 4대가 지상에 도열했다.

이번에는 시 주석의 국빈방문이라는 격에 맞춰 B-2와 F-22가 동시에 등장한다.

평소 공식 석상에 좀처럼 모습을 드러내지 않아 ‘은둔의 영부인’으로 불리는 멜라니아 여사까지 환대에 가세한다.

멜라니아 여사는 외국 정상이 백악관을 방문할 때도 모습을 드러내지 않는 경우가 많지만 이번에는 환영식과 국빈만찬, 차담 등 세 차례 일정에 참석할 예정이다.

환영식이 끝나면 분위기는 ‘환대’에서 ‘담판’으로 바뀐다. 트럼프 대통령과 시 주석은 핵심 각료들을 대동하고 무역과 안보 등 양국 간 주요 현안을 테이블에 올린다.

정상회담이 진행되는 동안 멜라니아 여사와 펑 여사는 워싱턴DC 스미스소니언 국립아시아미술관을 함께 둘러보며 별도의 친교 일정을 소화한다.

같은 날 저녁에는 백악관 연회장에서 국빈만찬이 열린다. 트럼프 대통령 부부와 시 주석 부부를 비롯해 중국 수행단과 미국 정·재계 고위 인사들이 대거 참석할 전망이다. 만찬에는 양국의 우호 관계를 상징하는 메뉴가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환대는 이튿날까지 이어진다.

25일 오전 트럼프 대통령 부부와 시 주석 부부는 백악관에서 별도의 차담을 갖는다. 이후 워싱턴DC 국립문서보관청으로 이동해 미중 관계의 역사를 보여주는 기록물을 함께 관람할 예정이다.

사흘간의 일정에는 양국 정상 부부의 우호와 협력을 부각하려는 백악관의 의도가 곳곳에 담겼다는 평가가 나온다. 특히 의전을 중시하는 중국 문화를 고려해 국빈방문의 격을 최대한 끌어올린 것으로 풀이된다.

화려한 의전 뒤에는 치열한 협상이 기다리고 있다. 미국과 중국은 무역과 안보를 비롯한 주요 현안을 놓고 입장차가 여전하다.

트럼프 대통령이 B-2와 F-22까지 동원한 최고 수준의 환대를 앞세워 시 주석과 개인적 친분을 부각하는 동시에, 협상 테이블에서 중국의 양보와 유연한 입장을 끌어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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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jy@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