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차옥 서울대 교수, EBS ‘취미는 과학’ 출연
유튜브 영상 이틀 만에 조회수 39만 돌파 ‘화제’
CASP 평가위원 참여 비하인드 첫 공개
‘단백질 예측’ 넘어 ‘신약 설계’로 진화
[헤럴드경제=최은지 기자] “월드스타는 싸이, 그리고 석차옥이다.”
국내 공중파 교양 채널의 한 과학 교양 프로그램에서 나온 발언이 유튜브상에서 화제를 모으고 있다. 주인공은 서울대학교 화학부 교수이자 인공지능(AI) 기반 신약 개발 벤처 ‘갤럭스(Galux)’를 이끄는 석차옥 공동대표다.
석 대표는 20년 이상 계산화학 분야를 개척해 온 세계적인 석학으로, 현재 대통령직속 국가인공지능위원회 과학분과장을 맡아 국가 차원의 AI 과학 정책을 이끌고 있는 핵심 인물이다. 그가 단백질 구조와 AI 혁신을 주제로 진행된 EBS ‘취미는 과학’에 출연한 유튜브 영상은 공개 이틀 만에 조회수 39만회를 넘어서며 누리꾼들의 호평을 받고 있다.
대중의 이목을 끈 것은 2020년 전 세계 과학계를 뒤흔든 구글 딥마인드의 ‘알파폴드 2’ 등장 당시의 비하인드 스토리다. 석 대표는 2년마다 열리는 글로벌 단백질 구조 예측 대회 ‘CASP(Critical Assessment of Structure Prediction)’에서 수년간 최상위 성적을 거둔 참가자이자, 알파폴드 2가 등장했던 당시 대회 평가위원(심사위원)으로 참여한 세계적 석학이다.
석 대표는 당시를 회상하며 “내가 살아 있는 동안 이뤄질 수 없다고 생각했던 수준의 점수가 나와 큰 충격과 동시에 깊은 기쁨을 느꼈다”고 전했다. 이어 온라인 결과 발표회 당시 전 세계 연구자들의 질문 공세에도 딥마인드 측이 구체적 알고리즘 대신 “AI로 풀었다, 인재를 채용한다”는 말만 남긴 채 퇴장했던 일화를 생생하게 공개했다.
다만 석 대표는 알파폴드로 대표되는 기술이 기존 단백질 구조를 파악하는 ‘예측(Prediction)’ 단계에 머물러 있다는 점을 짚었다. 실험을 통해 3차원 모양을 일일이 밝혀내던 수십 년의 수고를 덜어준 것은 분명하지만, 이것만으로는 곧바로 질병을 고치는 치료제 개발로 이어지기 어렵다는 설명이다.
석 대표가 제자들과 함께 창업한 갤럭스는 이 같은 예측 기술을 ‘설계(Design)’ 단계로 진화시켰다. 컴퓨터 연산을 통해 자연계에 존재하지 않던 완전히 새로운 항체를 처음부터 만들어내는 ‘드노보(de novo) 항체 설계’ 기술이다. 기존 개발 방식이 동물 면역이나 대규모 라이브러리 스크리닝을 통한 ‘우연한 발견’에 의존해 발굴에만 1년 이상 걸렸다면, 갤럭스는 자체 AI 플랫폼 ‘갤럭스디자인’을 통해 원하는 질병 타깃에 결합하는 항체를 직접 설계해 발굴 기간을 한 달 이내로 단축했다.
갤럭스는 물리화학적 원리와 AI를 결합해 원자 수준(오차 1Å 이내)의 정밀 설계를 구현했다. 특히 실험적으로 구조가 규명되지 않은 ALK7을 포함해 PD-L1, HER2 등 6개 치료 타깃에 대한 드노보 항체 설계를 세계 최초로 성공시키며 GPCR, 이온 채널 등 고난도 표적으로의 확장성을 입증했다. 또한 광범위한 탐색 없이 타깃당 단 50개의 정제된 설계만으로 30% 이상의 결합 항체 성공률을 기록해 기존 기술 대비 수천 배 높은 효율성을 보였다.
글로벌 경쟁력도 입증됐다. 미국 나블라바이오(JAM-2), 차이디스커버리(Chai-2) 등 글로벌 유망 AI 플랫폼과 동일한 9개 공통 타깃을 비교한 연구에서, 갤럭스는 8개 타깃의 결합 항체를 확보하며 나블라(5개), 차이(4개)를 제치고 글로벌 1위의 성공률을 기록했다.
이 같은 기술력에 힘입어 갤럭스는 올해 글로벌 경제 전문지 포브스(Forbes)가 선정한 ‘2026 포브스 아시아 100대 유망기업’에 국내 바이오테크놀로지·헬스케어 기업으로는 유일하게 이름을 올렸다. 현재 갤럭스는 아스트라제네카, 베링거인겔하임 등 글로벌 빅파마와 협업을 이어가고 있으며, 독자 개발 중인 PD-1/IL-18v 이중항체 면역항암제는 국가신약개발사업 지원 과제로 선정됐다. 회사는 누적 약 700억원의 투자금을 확보하며 차세대 글로벌 바이오텍으로의 도약에 속도를 내고 있다.
석 대표가 출연한 유튜브 영상에서는 “원하는 기능을 가진 새로운 단백질을 AI로 설계할 수 있다는 ‘드 노보 단백질 설계’ 흥미롭다”, “석차옥 교수님 너무 멋지시다”, “전혀 어색하지 않을 노벨상도 염원한다” 등 응원 댓글이 쏟아지며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
silverpaper@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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