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수들 경기장 태울 셔틀 연착 예사
인도 사격대표팀 숙소는 2시간 거리
배구 한일전선 취재진 수송 말썽도
[헤럴드경제=조용직 기자]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이 숙박과 수송, 경기 운영 등에서 잇따라 문제를 드러내며 파행 운영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대회 초반부터 불거진 운영 사고가 좀처럼 끊이지 않는 가운데 최근에는 선수단 수송 차질로 경기 시작 시간까지 늦춰지는 일이 벌어졌다.
21일 열린 베트남과 인도네시아의 여자배구 5∼8위 순위 결정전은 당초 오후 1시 시작할 예정이었으나 30분 늦게 막을 올렸다. 베트남 대표팀을 경기장으로 태워갈 셔틀버스가 예정 시간보다 1시간15분이나 늦게 도착했기 때문이다.
베트남은 이번 대회에서 이미 한 차례 황당한 수송 사고를 겪었다. 지난 15일에는 조직위 셔틀버스가 선수들을 엉뚱한 호텔에 내려주는 바람에 선수들이 짐과 장비를 직접 끌고 실제 숙소까지 이동해야 했다.
장거리 이동에 따른 선수들의 부담도 문제로 떠올랐다. 인도 사격대표팀은 숙소에서 경기장까지 70㎞ 이상을 이동해야 하는 데다 실제 이동 시간이 최대 2시간에 달한다고 호소했다. 조직위가 안내한 예상 소요 시간은 약 70분이었지만 교통 상황 등에 따라 훨씬 많은 시간이 걸리고 있다는 것이다.
한국 선수단도 수송 문제를 피해 가지 못했다. 한국 남자농구 대표팀은 일본과 결승전을 치른 20일 오전 훈련장으로 이동할 차량이 나타나지 않아 예정했던 슈팅 훈련을 통째로 취소했다. 대한체육회는 조직위원회와 아시아올림픽평의회(OCA)에 항의했다.
수송 혼란은 선수단에만 국한되지 않았다. 일본 닛칸스포츠는 21일 대회 메인미디어센터(MMC)로 향하는 공식 셔틀버스 승차 장소를 알리는 안내 표지가 나고야역에 없어 취재진이 버스를 찾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고 전했다. 현장 관계자조차 정확한 정보를 파악하지 못하는 등 안내 체계에서도 허점이 드러났다고 지적했다.
취재진을 태우는 버스 자체가 오지 않는 일도 발생했다. 일본 도쿄스포츠에 따르면 21일 여자배구 한일전 취재를 마친 취재진이 나고야역으로 이동하기 위해 조직위가 마련한 버스를 기다렸지만 예정 시간이 지나도록 차량이 도착하지 않았다.
경기 운영에서도 황당한 사고가 발생했다. 일본 도카이TV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지난 18일 기후현에서 열린 남자하키 한국-방글라데시전에서는 경기 전 한국의 애국가 대신 북한 국가가 잘못 연주됐다. 잘못된 국가가 중간에 중단되지 않고 끝까지 연주된 뒤 약 2분이 지나서야 장내 방송을 통해 사과가 나왔다.
대한체육회는 국가를 잘못 연주하는 것은 국제종합스포츠대회에서 결코 있어서는 안 되는 일이라는 취지의 항의 서한을 조직위에 전달했다. 조직위는 공식 사과와 함께 재발 방지를 약속했다.
한국 선수단은 입국 때부터 수송 문제에 시달렸다. 17일 일본에 도착한 한국 선수단은 조직위의 셔틀버스 배정 문제로 공항에서 장시간 기다려야 했다. 일부 선수들은 숙소에 도착하기까지 5시간 넘게 걸렸고, 조정대표팀 일부는 결국 자비로 택시를 이용했다.
한국 U-23 축구대표팀도 지난 15일 카타르와의 경기를 앞두고 버스 기사가 목적지를 잘못 파악해 엉뚱한 야구장으로 향하면서 경기장에 약 30분 늦게 도착했다. 앞서 이민성 감독의 공식 기자회견 참석 차량이 숙소에 오지 않았고, 16일에는 대표팀을 훈련장으로 데려갈 차량이 배차되지 않는 일도 벌어졌다.
잇따른 수송 사고에 앞서 이번 대회는 숙박 문제로도 홍역을 치렀다. 조직위는 비용 절감 등을 위해 당초 계획했던 대규모 선수촌 건설을 포기하고 호텔과 크루즈선, 컨테이너형 임시 숙소 등에 선수단을 분산 배치했다. 예상보다 참가 규모가 커지면서 일부 선수단은 객실 배정을 받기 위해 장시간 기다렸고 남녀 선수가 같은 방에 배정되는 등 객실 배정 오류도 발생했다고 일본 닛칸스포츠 등이 전했다.
선수촌을 짓지 않는 방식으로 비용을 줄였지만 대회 전체 비용은 당초 예상보다 크게 불어났다. 아시안게임과 아시안패러게임을 합친 비용은 유치 당시 약 1000억엔 규모로 예상됐으나 물가와 인건비 상승, 계획 변경 등이 겹치면서 약 3700억엔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숙소에서 시작된 혼란은 이제 선수단 수송과 훈련 차질을 넘어 실제 경기 일정과 경기 운영, 취재진 수송에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다. 개막 이후에도 크고 작은 운영 사고가 끊이지 않으면서 선수촌 없는 분산형 대회를 택한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조직위의 대회 운영 능력이 시험대에 올랐다.
yjc@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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