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금융안정상황’ 발표

  자영업자 연체지속률 80.9%로 상승세

“취약차주, 연체 진입·탈출 모두 취약”

  대출금리 상승 3분기 연체율 압력 확대

  내수회복·정부 취약차주 대책, 완화 요인

내수 침체와 금리 인상으로 취약자주의 상환 부담이 커지는 가운데 자영업자 대출 연체율이 1년 3개월 만에 최고 수준을 나타냈다. 사진은 서울 황학동 주방거리에 폐업으로 나온 중고 주방기구들이 쌓여 있는 모습.  [헤럴드 DB]
내수 침체와 금리 인상으로 취약자주의 상환 부담이 커지는 가운데 자영업자 대출 연체율이 1년 3개월 만에 최고 수준을 나타냈다. 사진은 서울 황학동 주방거리에 폐업으로 나온 중고 주방기구들이 쌓여 있는 모습. [헤럴드 DB]

금리 인상기 빚 상환 부담이 커지는 가운데 취약 자영업자 대출 연체율이 1년3개월 만에 최고 수준을 나타냈다. 이미 연체에 빠진 자영업자 10명 중 8명은 연체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상황이 반복되고 있다.

22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금융안정상황’에 따르면, 올해 2분기(4~6월) 말 취약 자영업자 대출 연체율은 12.71%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1분기 말의 13.27% 이후 최고 수준이다. 같은 기간 전체 자영업자 연체율(1.99%)의 6배를 웃돌았다. 취약 자영업자 차주는 여러 금융회사에서 돈을 빌린 다중 채무자이면서 저소득이거나 저신용자인 대출자를 뜻한다.

취약 자영업자의 수와 대출 규모는 모두 증가세다. 올해 2분기 말 취약 자영업자 차주는 41만1000명으로 지난해 말보다 7000명 증가했다. 이들이 보유한 대출도 같은 기간 114조6000억원에서 119조2000억원으로 4조7000억원 늘어 전체 자영업자 대출의 10.9%를 차지했다. 자영업자 전체 대출 잔액은 작년 말보다 5조6000억원 증가한 1098조5000억원으로 증가세는 2022년 하반기 이후 둔화하는 흐름이다.

한번 연체에 빠진 자영업자가 정상 상환으로 돌아오기도 어려워지고 있다. 전체 자영업자 차주의 연체지속률은 지난해 말 78.4%에서 올 2분기 80.9%로 상승했다. 직전 분기에 연체 상태였던 자영업자 차주 10명 중 8명 이상이 이번 분기에도 연체를 벗어나지 못했다는 의미다. 연체지속률이 80%를 넘어선 것은 1년 3개월 만이다. 차주별로 보면, 취약차주의 연체지속률은 작년 말 81.2%에서 올 2분기 82.3%로, 비취약차주는 74.0%에서 78.0%로 각각 상승했다.

신규 연체 흐름도 차주의 상환 능력에 따라 엇갈렸다. 전체 자영업자의 연체진입률은 0.90%로 지난해부터 대체로 하락하고 있다. 비취약차주의 연체진입률도 지난해 말 0.72%에서 0.60%로 낮아졌다. 반면 취약차주는 같은 기간 3.17%에서 3.60%로 상승했다.

이와 관련, 한은 관계자는 “특히 취약 자영업자 차주의 연체진입률과 연체지속률이 모두 비취약차주보다 높은 수준을 보였다”면서 “취약차주는 비취약차주보다 상환 여건이 악화할 때 연체에 빠질 가능성이 크고, 연체가 발생한 이후 정상 상환으로 돌아오는 데도 더 오랜 시간이 걸린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한은은 3분기 들어 금리 인상기에 진입하면서 대출금리 상승에 따른 자영업자 연체율의 상방 압력이 다소 커질 것으로 진단했다. 기존 연체의 장기화에 취약차주의 신규 연체 증가까지 가세하면서 당분간 연체율 상승 압력이 이어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다만 자영업자 대출 증가세가 둔화하는 데다 경제 성장세가 내수로 확산하고 정부의 취약차주 지원 효과가 나타나면서 연체율 상승세는 점차 완화할 것으로 예상됐다. 정부는 지난달 채무조정 활성화와 중소기업·소상공인 지원 확대, 서민금융 강화를 담은 종합대책을 발표한 바 있다.

한은 관계자는 “최근 금융회사의 부실채권 매각·상각과 정부의 채무조정이 본격화하면서 전체 자영업자의 연체율은 (직전 분기보다) 하락세로 돌아섰다”면서 “새로 발표된 취약계층 지원 대책의 효과까지 더해지면 향후 연체율의 하방 압력은 더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한은은 자영업자의 경영 여건 악화가 신규 연체로 이어지지 않도록 위기 징후를 조기에 포착해 금융·경영 지원을 연계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이미 상환에 어려움을 겪는 차주에게는 채무조정과 사업 정리·취업·재창업 등 실효성 있는 재기 지원을 제공할 필요가 있다고 봤다. 또 정책 지원이 차주의 상환 의지를 떨어뜨리거나 부실을 뒤로 미루는 도덕적 해이로 이어지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차주의 경영 상황과 회생 가능성을 고려해 지원 대상을 선별하고 지원 기간을 합리적으로 설정하는 한편 부실채권 정리도 병행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유혜림·김벼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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