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정상회담 D-2
그리어 “3~6개월 연장 적절…금주 발표 가능성↓”
희토류 등 中 합의이행 확인후 단계적 연장 선호
“회담서 거대 일괄타결 없을것”…빅딜기대 선그어
‘AI위험’ 핫라인 공동대응…두달뒤 中서 후속회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정상회담이 이틀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양국이 오는 11월10일 만료되는 ‘무역 휴전’을 3~6개월 추가 연장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다만 미국은 중국을 “완전히 신뢰하는 것은 순진한 생각”이라며 장기 합의보다 중국의 이행 여부를 확인하면서 몇 달씩 휴전을 연장하는 방식을 선호하고 있다. 이에 따라 24일(현지시간) 정상회담에서도 무역 휴전 연장 합의가 발표되지 않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21일 제이미슨 그리어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는 블룸버그TV와의 인터뷰에서 미중 관세 휴전이 11월10일 만료되는 것과 관련해 “우리는 이에 대해 계속 논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리어 대표는 “현재로선 당장 연장이 이뤄질 것으로 보지는 않지만 아직 시간이 남아 있다”며 “양측 모두 연장을 원하기 때문에 논의가 계속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휴전을 3~6개월 연장하는 방안에 대해서는 “아마 그 정도가 적절한 범위일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이번주 안에 연장 합의가 발표될 가능성은 작다고 내다봤다. 트럼프 대통령과 시 주석이 24일 백악관에서 정상회담을 갖는 만큼 양국이 이를 계기로 무역 휴전 연장을 공식화할 것이란 관측이 제기됐지만 이에 선을 그은 것이다.
미국이 장기간의 휴전보다 몇 달 단위의 단계적인 연장을 선호하는 데는 중국의 합의 이행 여부를 계속 확인하겠다는 의도가 깔려 있다. 그리어 대표는 중국의 희토류 수출 제한을 대표적인 불확실성으로 지목하며 “현시점에서 서로를 완전히 신뢰한다고 말하는 것은 다소 순진한 생각”이라고 말했다.
정상회담에서 양국의 무역 갈등을 한꺼번에 풀어내는 ‘빅딜’이 나올 가능성도 낮췄다. 그리어 대표는 폭스뉴스와의 별도 인터뷰에서 “미중 간에 어떤 거대한 일괄 타결(giant grand bargain)은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양국의 경제와 정치 체제가 너무 다르기 때문”이라며 “우리가 진정으로 원하는 것은 지속적인 안정”이라고 강조했다. 관세와 희토류, 농산물 등 현안을 하나의 대형 합의로 묶기보다 분야별 합의를 쌓아가면서 양국 간 갈등이 다시 ‘관세 전쟁’으로 번지는 것을 막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미국과 중국은 지난해 4월 서로 관세율을 끌어올리며 관세 전쟁을 벌이다 같은 해 5월 스위스에서 열린 첫 무역협상에서 90일간 관세를 대폭 낮추기로 합의했다. 이후 휴전 기간을 잇달아 연장했고 지난해 10월 한국에서 열린 미중 정상회담을 계기로 관세 휴전을 1년간 이어가기로 했다. 현재 휴전 시한은 11월10일이다.
지난 5월 베이징에서 열린 정상회담에서도 양국은 무역 갈등을 관리하기 위한 ‘무역위원회’(Board of Trade)를 설치하고 중국이 보잉 항공기 200대를 구매하는 한편 미국산 농산물 수입을 확대하기로 합의했다. 이번 회담에서는 새로운 대형 합의보다 기존 합의의 이행 상황을 점검하고 무역위원회의 운영 절차와 대상 품목을 구체화하는 논의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무역에서는 신중한 기류가 흐르는 반면 인공지능(AI) 분야에서는 양국이 새로운 협력의 틀을 만들고 있다.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장관은 이날 CNBC와의 인터뷰에서 전날 허리펑 중국 국무원 부총리와 가진 고위급 회담에서 ‘미·중 AI 대화’를 공식화했다고 밝혔다. 양국은 AI가 초래할 수 있는 위험에 공동 대응하기 위한 규칙과 절차를 마련하고 약 두 달 뒤 중국 선전에서 후속 회담을 갖는 방안을 추진한다.
베선트 장관은 “우리는 프로토콜 논의를 시작하고 싶다”며 통제 불가능한 AI 에이전트와 사이버 공간의 비국가 행위자 등 무엇을 주요 AI 위험으로 볼 것인지 양국이 합의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11월 선전에서는 중국 주최로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가 열릴 예정이다.
협상 테이블의 신중한 분위기와 달리 시 주석을 맞는 의전은 최고 수준으로 준비되고 있다. 11년 만에 미국을 국빈방문하는 시 주석을 위해 트럼프 대통령은 23일 워싱턴DC 인근 앤드루스 공군기지에 직접 나가 시 주석 부부를 영접한다.
24일 백악관 국빈 환영식에는 B-2 스피릿 전략폭격기 1대와 F-22 랩터 전투기 4대가 백악관 상공에서 축하 비행을 펼친다. 공식 석상에 좀처럼 모습을 드러내지 않아 ‘은둔의 영부인’으로 불리는 멜라니아 여사도 환영식과 국빈만찬 등에 참석한다.
최고 수준의 환대에도 불구하고 미국이 ‘거대한 일괄 타결’에 선을 그으면서 이번 정상회담의 무게중심은 미중 관계를 근본적으로 재설정하는 ‘빅딜’보다 갈등의 재확산을 막는 관리에 실리고 있다. 무역에서는 기존 합의의 이행 여부를 점검하고 휴전의 연장 가능성을 열어두는 한편 AI처럼 이해관계가 맞는 분야에서는 별도의 협력 채널을 구축하는 방식이다. 서지연 기자
sj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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