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대통령, 뉴욕타임스·AP와 인터뷰
호르무즈 한국군 직접 파병 선 그어
유엔총회 참석차 미국을 방문한 이재명 대통령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향해 “북한에 핵무기 프로그램을 폐기하라고 요구하기보다는 동결하라고 요구해야 한다”고 밝혔다. 또 “한국과 미국 모두 조건 없이 북한과 대화에 나설 용의가 있다”고 강조했다.
21일(현지시간) 미국을 찾은 이 대통령은 현지 언론인 뉴욕타임스와 AP통신 인터뷰를 통해 “특별히 효과적이지도 않은 제재와 추가적인 핵무기 및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기술 개발을 중단하는 것 사이에는 상당한 가치가 있는 거래가 있다고 생각한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관련기사 6면
이 대통령은 현재 상황에서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를 최종 목표로 내세우는 것만으로는 아무것도 달성하기 어렵다고 진단했다. 북한이 핵·미사일 개발을 동결하는 대신 미국이 북한에 대한 제재를 완화하는 합의가 필요하다는 취지다.
이 대통령은 “움직이는 차량의 방향을 바꾸려면 우선 멈춰 세워야 한다”고 비유하며 “멈춤, 감축, 폐기의 단계적 접근법은 북한 핵 문제를 효과적으로 해결하기 위한 실용적인 방법”이라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지난해 유엔총회 기조연설을 통해서도 한반도 평화 공존의 청사진에 대해 설명한 바 있다.
그러면서 “핵과 미사일 능력 고도화에 대한 ‘중단’부터 시작해 ‘축소’의 과정을 거쳐 ‘폐기’에 도달하는 실용적·단계적 해법에 국제사회가 지혜를 모아야 한다”며 자신이 제안한 ‘3단계 비핵화론’을 거론했다.
이 대통령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다시 협상 테이블로 끌어낼 수 있는 지도자라고도 평가했다.
지난해 한미 정상회담에서 제시한 ‘피스메이커(peacemaker)·페이스메이커(pacemaker)’ 구상의 연장선이다.
방미를 계기로 이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의 ‘깜짝 만남’이 예상되는 가운데 이 대통령은 한미동맹을 유지하면서도 이란 전쟁에 한국이 직접 개입하는 상황은 피하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미국이 한국에 호르무즈 해협 관련 ‘기여’를 요구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 대통령은 미국과 이란 사이의 전쟁과 관련해서는 한국군을 분쟁에 직접 파병하는 데는 선을 그은 것이다.
이 대통령은 “한국군이 미국과 이란의 분쟁에 휘말리도록 하지 않겠다”면서 “한국 정부가 한국 선박과 석유 수송로를 보호하기 위해 아덴만에 배치된 해군 부대의 작전 확대를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부가 3500억달러 규모 대미투자와 관련해 미국과의 최종 협상 타결을 앞둔 가운데, 이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의 압박에 크게 동요하지 않는다는 점도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그의 관점에서 미국 대통령이 여러 가지 발언을 할 수 있다는 점을 충분히 이해한다”고 말했다. 뉴욕=서영상 기자
sa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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