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의학연, 세포·동물실험서 항바이러스 효과 확인
- 식약처 임상시험계획 승인, 환자 대상 검증 추진
[헤럴드경제=구본혁 기자] 전통적으로 치질 염증 치료에 사용돼 온 한약처방 ‘을자탕’이 코로나19 바이러스 증식을 억제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동물실험에서 바이러스 단백질이 최대 약 73% 감소하고 일부 감염모델에서는 생존율이 0%에서 60%로 높아진 것으로 나타다.
한국한의학연구원은 진영희 한의기술응용센터 박사 연구팀이 충북대 이상명 교수, 경희대 한방병원 김태훈 교수 연구팀과 공동으로 한약처방 을자탕의 코로나바이러스 억제 가능성을 확인했다고 22일 밝혔다.
연구팀은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임상시험계획을 승안받아 환자 대상 임상시험 단계에 돌입했다.
을자탕은 전통적으로 치질로 인한 염증 치료에 사용돼 온 한약처방이다. 연구팀은 기존 용도와 달리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치료에 활용할 수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 세포·동물실험과 작용기전 분석을 진행했다.
먼저 일반 감기 원인 바이러스 중 하나인 HCoV-OC43과 코로나19 원인 바이러스인 SARS-CoV-2, 오미크론 변이에 감염된 세포에 을자탕을 처리했다.
그 결과 바이러스의 유전물질인 RNA와 단백질 발현이 감소하고 감염으로 인한 세포 손상도 완화됐다.
바이러스 증식을 억제하는 작용 원리도 확인했다. 을자탕은 바이러스 단백질 분해효소인 Mpro와 PLpro, 유전물질 복제에 관여하는 RNA 중합효소 RdRp의 활성을 모두 억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동물실험에서도 항바이러스 효과가 관찰됐다.
연구팀이 코로나19 바이러스와 오미크론 변이에 감염된 마우스와 햄스터에 을자탕을 투여한 결과, 바이러스 RNA와 단백질 수준이 각각 약 53%, 73% 감소했다. 감염으로 손상된 폐 조직도 개선됐다.
특히 일부 감염모델에서는 생존율이 0%에서 60%로 높아졌다. 다만 이는 동물실험 결과로, 사람에게서도 같은 치료 효과가 나타나는지는 임상시험을 통해 확인해야 한다.
연구팀은 항바이러스 효과를 나타내는 주요 성분도 찾아냈다. 바이칼레인, 리퀴리티게닌, 에모딘, 레인 등 4개 성분이 코로나19 바이러스 단백질 발현을 낮추는 데 관여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번 성과를 토대로 연구팀은 국내와 일본, 유럽에서 관련 특허를 등록했으며 미국에서도 특허 등록결정을 받았다.
식약처로부터는 인후통과 근육통 증상이 있는 경증 코로나19 환자를 대상으로 한 임상시험계획을 승인받았다. 앞으로 실제 환자에게 을자탕을 투여해 유효성과 안전성을 검증할 예정이다. 임상시험계획 승인은 치료제 품목허가와는 구분된다.
진영희 박사는 “이번 연구는 을자탕의 코로나바이러스 억제 가능성을 세포와 동물실험에서 확인하고 이를 환자 대상 임상시험 단계까지 발전시켰다는 데 의미가 있다”며 “앞으로 임상연구를 통해 을자탕의 유효성과 안전성을 면밀히 검증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전통·보완의학 분야 국제학술지 ‘저널 오브 트래디셔널 앤드 컴플리멘터리 메디신’ 온라인판에 게재됐다.
nbgko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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