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사노피 사업권 인수 후 첫 대형 결실…최대 시장 7년 수요 확보
‘최소구매의무’ 조건으로 매출 가시성 담보…예산캠퍼스 내재화 추진
젬자·알림타 잇는 ‘LBA 모델’ 가속화…“2030년 해외 3000억 달성”
[헤럴드경제=최은지 기자] 보령이 글로벌 오리지널 항암제 ‘탁소텔(성분명 도세탁셀)’을 앞세워 창사 이래 최대 규모의 해외 공급계약을 따냈다. 지난 5월 다국적 제약사 사노피로부터 탁소텔의 글로벌 사업권을 인수한 뒤 거둔 첫 대형 성과다.
보령은 중국 제약기업 ‘이판제약’과 중국 시장에 탁소텔을 공급하는 계약을 체결했다고 22일 밝혔다.
계약 기간은 총 7년이며, 계약 금액은 2억7714만달러(약 3837억원) 규모다. 이는 보령이 체결한 단일 공급계약 가운데 역대 최대치다.
특히 이번 계약에는 연도별 최소구매의무와 실제 구매량이 약정 수량에 미달할 경우 적용되는 보상 조항이 포함돼 장기적인 매출 가시성과 판매 안정성을 동시에 확보했다. 계약에 따른 매출은 향후 공급 일정에 맞춰 순차적으로 반영될 예정이다.
이번 계약은 탁소텔 인수 대상 국가 중 매출 비중이 가장 큰 핵심 시장인 중국에서 7년간의 장기 수요를 선제적으로 묶어뒀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보령은 탁소텔 인수 이후 단순 판매를 넘어 국가별 파트너십, 품질관리, 공급망 등 제품 전 생애주기를 직접 운영하고 있다.
현지 파트너사인 이판제약과의 시너지도 주목된다. 선전증권거래소 상장사인 이판제약은 독일 체플라팜이 인수한 로슈의 오리지널 세포독성항암제 ‘젤로다’의 중국 내 영업·마케팅을 맡아 고성장을 이끈 바 있어 현지 항암제 허가와 유통망 운영에서 독보적인 경쟁력을 갖춘 기업으로 평가받는다.
보령은 기존 생산체계를 통해 중국 현지 공급을 안정적으로 유지하는 한편, 기술이전과 국가별 인허가 절차를 거쳐 탁소텔 생산을 충남 예산캠퍼스로 순차 전환할 방침이다. 예산캠퍼스는 고활성 물질 봉쇄설비와 무균 공정, 세포독성항암제 완제품 생산 역량을 갖춘 핵심 기지다.
보령은 앞서 일라이 릴리로부터 인수한 ‘젬자’와 ‘알림타’를 자사 생산으로 성공적으로 전환했던 노하우를 탁소텔에도 그대로 이식한다는 전략이다. 생산 내재화가 완료되면 외주 비용 절감을 통한 원가율 개선과 사업 수익성 극대화가 가능해진다. 보령은 향후 원료의약품(API) 내재화와 제형 개선까지 추진해 브랜드·허가·품질·생산·공급을 일원화하고, 글로벌 CDMO 사업으로도 영역을 넓힐 계획이다.
김성진 보령 최고전략책임자(CSO) 전무는 “탁소텔의 가장 큰 시장인 중국에서 7년 장기 수요를 확보해 글로벌 필수의약품 사업이 실제 실적으로 연결되고 있음을 입증했다”며 “오리지널 브랜드 인수부터 품질관리, 생산 내재화, 글로벌 공급까지 포괄하는 사업모델을 고도화해 2030년 글로벌 매출 3000억원 이상을 달성하겠다”고 말했다.
다국적 제약사의 검증된 오리지널 자산을 인수해 자체 공장으로 내재화하고 글로벌 판로를 넓히는 보령 특유의 ‘LBA(Legacy Brands Acquisition)’ 전략이 단순한 권리 확보를 넘어 안정적인 현금 흐름을 창출하는 본격적인 궤도에 올라섰다는 분석이 나온다.
silverpaper@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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