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부 제외 조합원 300명 작업장 복귀

“투쟁 포기 아닌 조합원 위한 전술 변경”

복귀 후 ‘부분파업’ 방침…갈등 불씨 남아

지난달 14일 삭발 단식농성에 나선 부산 반도체 테스트 부품기업 리노공업 노조 지도부 [연합]
지난달 14일 삭발 단식농성에 나선 부산 반도체 테스트 부품기업 리노공업 노조 지도부 [연합]

[헤럴드경제(부산)=정형기 기자] 두 달 넘게 무기한 총파업을 벌여온 부산 반도체 테스트 부품업체 리노공업 노동조합이 22일 “전면파업을 중단하고 23일 현장에 복귀한다”고 밝혔다.

노조 간부를 제외한 조합원 300여 명이 우선 작업장으로 돌아갈 예정이다. 그러나 노조는 전날 조합원들에게 보낸 공지에서 “투쟁을 포기하거나 요구사항을 철회하는 것이 아니라 조합원 피해를 줄이기 위한 전술 변경”이라고 선을 그었다.

노조는 “장기간 이어진 총파업으로 조합원들의 생계와 피해도 더 이상 외면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회사가 지난 8일 최종 합의안 도출 직전에서 무산된 기존 논의사항을 전면 백지화 한다는 입장을 낸 만큼 노조도 지금까지 검토하고 양보해온 내용들을 포함해 교섭 전반을 원점에서 다시 검토해야 할 부분이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사측이 공식 교섭장에 나온다면 회사 입장을 확인한 뒤 노조도 필요한 경우 새로운 양보안이나 조정 가능한 부분을 검토해 대화를 이어갈 생각이었지만, 회사는 교섭 자리에 나오지 않았다”면서 “비공식적인 만남만 반복하는 방식으로는 더 이상 의미 있는 결과를 만들기 어렵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노조는 현장 복귀 이후에도 부분파업 등 투쟁을 이어가겠다는 방침이어서 갈등은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 특히 노조는 추석 연휴기간 예정된 고용노동청의 특별근로감독 결과를 예의주시하는 한편, 국회 국정감사에 회사 대표 등이 증인으로 채택되도록 요구할 계획이어서 노사 대치가 국회·정부 차원으로 확산될 가능성도 남아 있다.

한편, 리노공업은 반도체 검사용 테스트 부품을 만드는 회사로 지난해 3700억원대 매출을 올린 ‘시가총액 부산 1위’ 기업이다. 노동자들은 지난 3월 노조를 결성했고, 1974년 창사 이래 처음으로 지난 7월 23일부터 전면파업에 돌입했다. 파업은 대상 직원 665명 중 340여명이 참여하며 두달 넘게 이어졌고, 회사 측은 “하루 20억원 상당의 손실과 일부 물량의 대만·일본 경쟁사 이탈까지 발생했다”고 밝힌 바 있다.

노사는 지난 8일 임단협 관련 이견을 상당 부분 좁혀 잠정합의안을 도출했지만, 문구 확인 과정에서 이견이 불거지며 최종 타결에 실패했고 이후 공식 교섭은 열리지 않았다. 노조는 지난달 27일 부산지방고용노동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특별근로감독을 촉구하며 무기한 단식농성에 나서기도 했다.


kaf2002@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