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볼빙 5개월째 증가, 8월 말 6조9994억원
실물경기 부진에 자영업자·저신용층 수요 지속
카드론 감소, 총량관리· 중금리상품 준비 영향
대환대출 1조6953억원, 한 달 새 473억원↑
[헤럴드경제=김서현·정호원 기자] 반도체 호황으로 주요 경기 지표가 개선되고 있지만 가계가 체감하는 실물경기는 여전히 좋지 않은 모습이다. 카드값 일부를 다음 달로 넘기는 리볼빙 잔액이 5개월째 늘면서 자영업자와 저신용층을 중심으로 자금·상환 부담이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반대로 카드론 잔액은 석 달째 감소했지만 업계에서는 대출 수요가 줄었다기보다 금융당국의 총량 관리로 공급이 조절된 영향이 크다는 입장이다.
21일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8월 말 9개 카드사의 결제성 리볼빙 이월잔액은 6조9994억원으로 전월보다 1235억원 증가했다. 리볼빙 잔액은 지난 4월부터 5개월 연속 증가세다. 반면 카드론 잔액은 42조6852억원으로 전월보다 1105억원 줄며 석 달 연속 감소했다. 기존 카드론을 갚기 위해 다시 대출받는 카드론 대환대출 잔액은 1조6953억원으로 한 달 새 473억원 늘었다.
여신업계에서는 리볼빙 증가세의 배경으로 더딘 실물경기 회복을 꼽는다. 한 여신업계 관계자는 “반도체 특수로 지표상 경기가 좋아 보이지만 실물경기는 그렇게 좋은 편은 아니다”라며 “경기가 좋지 않을 때 리볼빙 수요가 늘어나는 측면이 있다. 최근에는 자영업자나 저신용자층의 수요가 이어진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은행권을 포함해 대출 문턱이 높아진 것도 카드금융 수요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한 카드사 관계자는 “최근에는 고신용자도 대출받기 어려워졌다는 얘기가 나온다”며 “은행권에도 총량 관리가 이뤄지면서 카드론 등 상대적으로 금리가 높은 카드사 대출상품까지 고려하는 모습이 나타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반면 카드론 잔액은 지난 5월 역대 최대를 찍은 뒤 석 달째 감소세다. 지난달 말 카드론 잔액은 42조6852억원으로 전월보다 1105억원 줄었다. 5월 43조2534억원에서 6월 42조9093억원, 7월 42조7957억원에 이어 감소세가 이어졌다.
카드론 감소에는 경기 개선보다 정책 영향이 작용했다는 게 업계 설명이다. 최근 금융당국은 카드사별 가계대출 증가폭이 정해진 총량 목표를 넘지 않도록 관리하고 있다. 한 카드사 관계자는 “카드론 수요가 줄었다기보다 총량 목표를 맞추기 위해 카드사들이 영업과 신규 취급 규모를 조절한 영향이 크다”고 설명했다.
중금리대출 공급 확대도 카드론 운용에 영향을 주고 있다. 금융당국이 중·저신용자를 대상으로 한 중금리대출 확대를 주문하면서 카드사들은 연내 관련 상품 출시를 준비하고 있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대출 총량은 관리해야 하는 반면 중금리대출은 늘려야 해, 한정된 총량 안에서 상품별 공급 전략을 다시 짜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카드론 공급이 조여지는 가운데 대환대출은 오히려 늘면서 대출 수요 자체가 줄어든 것은 아니라는 해석이 나온다. 여신업계 관계자는 “가계대출 잔액이 줄어드는 것은 맞지만 필수적인 자금 수요까지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라며 “카드론에서 충당되지 않은 수요가 다른 카드금융으로 이동하는 측면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snsd@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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