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무 능력, 태도 문제삼으며 메시지 반복 전송
1심 벌금 100만원 “공포심 일으키기에 충분”
2심서 무죄로 뒤집혀… “상호 연락 불가피”
[헤럴드경제=안세연 기자] 동료 교사의 업무 능력, 태도를 문제 삼으며 “비상식적”이라는 등 업무 메신저, 카카오톡 등으로 총 37회에 걸쳐 메시지를 보내 스토킹처벌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교사에게 2심에서 무죄가 선고됐다. 앞서 1심은 “불안감 또는 공포심을 일으키기에 충분하다”며 유죄를 인정하고 벌금형을 선고했지만 2심은 “각 메시지를 전송한 행위가 객관적·일반적으로 볼 때 상대방에게 불안감 또는 공포심을 일으키기에 충분한 정도라고 보기는 어렵다”고 판단했다.
23일 법조계에 따르면 수원지법 형사 8-3부(부장 이경민)는 스토킹처벌법 위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A씨 2심에서 지난 7월 1심 판결을 깨고 무죄를 선고했다. 1심은 A씨에게 유죄를 인정하고 벌금 100만원을 선고했었다.
A씨는 지난 2022년 7월부터 2023년 2월까지 총 37회에 걸쳐 피해자에게 업무 메신저 또는 카카오톡을 통해 동료 교사 B씨에게 스토킹 행위를 반복한 혐의를 받았다.
수사기관은 B씨가 거부 의사를 밝혔는데도 A씨가 피해자에게 불안감 또는 공포심을 일으킬 수 있는 글 등을 지속적·반복적으로 도달하게 했다고 보고 A씨를 재판에 넘겼다.
메시지는 B씨의 시험문제 출제 능력을 지적하는 게 주된 내용이었다. 주말 등 업무시간이 아닌 때도, B씨가 병가를 냈을 때도 A씨는 비슷한 메시지를 반복적으로 보낸 것으로 조사됐다. 대표적으로 다음과 같았다.
“칼퇴 비상식적”, “기고만장”, “예의 없다”
“후배님이 워낙 고자세이셔서…다시 한 번 전달합니다. 선생님의 말투 및 태도 자체가 제가 얼마나 감정적이지 않았고 세심한 배려를 무수히 해왔는지에 대한 반증이라는 것.”
2022.7.4 15:08
“저를 신고하겠다고 협박까지 하셨었죠? 선생님이 워낙 기분이나 감정에 따라 움직이시는 분이라 솔직히 못 맞추겠습니다.”
2022.7.7 19:23
“임용자의 실력과 열정이 전혀 아닙니다. 선생님의 주장대로 제가 그렇게 폭언하는데 마음껏 여행 가고 칼퇴하고 교무실에서 깔깔 웃고 그런다는 건 비상식적이죠.”
2022.7.8. 21:25
“저처럼 서럽게 배우지 마시라고 자발적, 능동적으로 희생, 봉사를 했더니 기고만장 하시네요.”
2022.7.8 21:32
“제 교직 역사상 가장 예의가 없는 분 중 하나입니다. 이런 학교나 다니고 있다고 무시하는 것도 한계가 있지요”
2022.9.30 12:13
1심 벌금 100만원→2심 무죄로 뒤집혀
A씨는 B씨로부터 스토킹 혐의로 고소를 당했을 때도 메시지를 전송한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 2023년 2월, A씨는 “허위 스토킹 신고 후 쉬다와서 건강한 모습으로 출근하는 모습 볼 때마다 화가 치미니 하루 속히 취하하길 바란다”며 “사과문을 작성해서 전 직원 앞에서 공식 사과하고 교감 선생님께 스토킹, 명예훼손 가해자임을 직접 실토한 뒤 병가 봉급을 제 봉급 계좌로 입금하라”고 했다. 그러면서 “스토킹이 뭔지도 모르고 신고하느라 창피하겠다”고 밝혔다.
A씨는 결국 2024년 재판에 넘겨졌다.
1심은 A씨의 혐의를 유죄로 인정했다. 1심 재판부는 지난 2024년 11월 A씨에게 벌금 100만원을 선고했다.
1심은 “A씨가 업무시간이 아니거나 공휴일인데도 지속적으로 피해자에게 메시지를 보냈다”며 “피해자가 연락하지 말라는 의사를 명시적으로 표시했는데도 다른 해결방법을 찾지 않은 채 피해자에게 장기간·지속적으로 비슷한 취지의 메시지를 전달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피해자가 A씨의 행동으로 불안감을 느끼는 등 정신적 고통을 받았다고 진술했다”며 “직장에서 병가를 받았으며 병원 진단서를 발급받은 사정 등을 고려했을 때 스토킹 행위가 맞다”고 밝혔다.
반면 2심의 판단은 달랐다.
2심 재판부는 “A씨가 피해자에게 보낸 메시지엔 조롱하는 듯한 내용, 불쾌감이나 모욕감을 줄 수 있는 내용도 포함됐다”면서도 “주된 내용은 선배인 A씨가 업무 능력이나 태도에 관한 것”이라고 판단했다.
이어 “A씨와 피해자는 업무를 위한 상호 연락이 불가피한 관계였고, 이에 피해자에게 일방적으로 메시지를 전송한 것이 아니라 피해자와 상호작용을 하면서 연락을 주고받은 것”이라며 “A씨가 전송한 메시지 내용 중에 과도한 부분이 있다고 하더라도 그 업무 관련성을 완전히 부정하기는 어려워 보인다”고 했다.
또 “나아가 주로 A씨의 언행으로 인해 촉발된 것이라고 할지라도, 피해자 역시 A씨에게 불쾌감을 줄 수 있는 메시지를 전송하거나 적극적으로 답변을 요구한 바 있고, 이 사건 각 메시지 중에는 피해자가 먼저 전송한 메시지에 대한 답변으로 A씨가 전송한 메시지도 포함돼 있다”고 지적했다.
2심 재판부는 “공소사실은 A씨와 피해자가 주고받은 수많은 메시지 중에서, ‘A씨가 피해자에게 전송한, 피해자에게 불쾌감이나 모욕감을 줄 수 있는 내용의 메시지’만 선별해, A씨가 피해자에게 이러한 이 사건 각 메시지를 전송한 것이 ‘스토킹행위’ 에 해당함을 전제로 하고 있다”며 “그러나 이 사건 각 메시지의 내용에 피해자의 업무 능력이나 업무 태도 등을 지적하거나 조롱하는 듯한 표현이 포함돼 있다고 하더라도, 욕설이나 위협적인 표현 등은 없다”고 밝혔다.
이어 “(A씨가) 피해자와 동일한 성별로, A씨에게 폭력적인 성향이 있다고 보이지도 않는다”고 했다. 그러면서 ▷A씨와 피해자 사이의 관계 및 상호 연락의 불가피성 ▷A씨의 메시지 전송에 대한 피해자의 대응 ▷대부분의 메시지 전송이 업무시간 중 업무 메신저를 통하여 이루어진 점 ▷스토킹처벌법의 제정이유와 스토킹범죄의 보호법익 등까지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A씨가 피해자에게 이 사건 각 메시지를 전송한 행위가 객관적·일반적으로 볼 때 상대방에게 불안감 또는 공포심을 일으키기에 충분한 정도라고 보기는 어렵다”고 판단했다.
현재 이 판결은 확정됐다. 2심 무죄 판결에 대해 검사가 상고하지 않았다.
notstro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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