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제시키안, 유엔총회 참석차 뉴욕행
“美·이스라엘 범죄·이란 국민 피해 알릴 것”
“합의문 서명했지만 약속 짓밟혀” 불신 강조
23일 연설…트럼프와 깜짝 회동 여부 주목
[헤럴드경제=서지연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마수드 페제시키안 이란 대통령과의 만남에 “열려 있다”고 밝힌 가운데 페제시키안 대통령이 유엔총회 참석을 위한 출국길에서 “국제무대에서 우리의 입장을 단호히 수호할 것”이라며 강경한 메시지를 내놨다. 미국과 이란의 정상급 접촉 가능성에 국제유가까지 큰 폭으로 떨어졌지만 이란이 미국과 이스라엘에 대한 불신을 거듭 강조하면서 실제 만남이 성사될지 주목된다.
22일(현지시간) 이란 국영방송에 따르면 페제시키안 대통령은 유엔총회 참석을 위해 뉴욕으로 출국하면서 “우리는 고개를 당당히 들고 이겨냈으며 이는 우리의 존엄과 자부심의 원천”이라고 밝혔다.
그는 “국제무대에서 우리의 입장을 단호히 수호할 것”이라며 이번 유엔총회를 통해 미국과 이스라엘의 책임을 집중적으로 제기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페제시키안 대통령은 “유엔총회에서 우리가 제기할 사안은 이란 국민이 입은 피해와 그동안 자행된 미국과 이스라엘의 범죄, 그리고 쌓여온 불신을 규명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을 향한 뿌리 깊은 불신도 드러냈다. 그는 “우리는 여러 차례 협상장에 나갔고 합의문에 서명했다”며 “안타깝게도 온 세상이 봤듯 약속은 이행되지 않았고 서명한 합의문들은 짓밟혔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적들은 가능한 모든 방법으로 이란 국민을 굴복시키려 하고 있다”며 “군사적 수단으로 실패하자 미디어와 분열을 악용하고 우리의 약점을 최대한 이용해 내부로부터 우리를 약하게 하려 한다”고 말했다.
이란 취재진의 유엔총회 동행이 제한된 데 대해서도 불만을 나타냈다. 페제시키안 대통령은 “그들은 자신들이 저지른 범죄가 폭로되는 것을 두려워한다”며 현지 국제언론을 통해 이란의 입장을 적극적으로 알리겠다고 밝혔다.
페제시키안 대통령의 강경 발언은 트럼프 대통령이 정상 간 대화 가능성을 공개적으로 열어둔 직후 나왔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앞서 페제시키안 대통령과 유엔총회를 계기로 만날 가능성에 대해 “아마 열려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양국 정상이 실제로 만날 경우 전쟁 발발 이후 첫 정상급 대면이 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22일, 페제시키안 대통령은 23일 유엔총회에서 각각 연설한다. 최근 국제유가도 양국 간 외교적 돌파구가 마련될 수 있다는 기대에 브렌트유가 3.4%, 서부텍사스산원유(WTI)가 4.5% 급락하는 등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다만 페제시키안 대통령이 뉴욕으로 향하는 순간까지 미국의 과거 합의 불이행과 전쟁 책임을 강조하면서 정상 간 만남이 실제 협상으로 이어지기까지는 상당한 간극이 남아 있음을 드러냈다.
sj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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