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순위·임의공급 경쟁률 집값 따라가
수지구 대형 평형도 15.33대 1 경쟁률
“안전마진 큰 선호 지역에 수요 몰려”
[헤럴드경제=윤승현·홍승희 기자] 수도권 아파트값이 교통 여건, 직주근접성 등에 따라 엇갈리는 가운데, 일명 ‘줍줍’으로 불리는 무순위·임의공급 청약시장에서도 온도 차가 나타나고 있다. 경기 일부 지역에서는 모집 가구 수를 채우지 못하는 미달이 속출한 반면, 집값 상승세가 이어진 용인 수지와 수원 등에서는 대형 평형까지 두 자릿수 경쟁률을 기록했다.
23일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 따르면 경기 부천시 ‘두산위브더제니스 부천’ 무순위(사후) 입주자 모집에서 59㎡(이하 전용면적)A 주택형 229가구 모집에 135명이 신청했다. 모집 물량의 약 59% 신청에 그치며 94가구가 미달됐다.
이천시 ‘이천 중리지구 B3블록 금성백조 예미지’ 임의공급도 마찬가지다. 59㎡ 3가구 모집에는 총 7명이 신청했지만, 물량이 많았던 84㎡는 A~C형 모두 모집 가구 수보다 신청자가 적었다. 23가구로 가장 많이 공급된 84㎡A에는 7건이 접수됐다.
1·2순위 청약에서 고전을 겪은 단지는 무순위에서도 분위기를 반전시키지 못했다. 경기 오산시 ‘오산헤리티지자이 1단지는’ 앞선 일반공급에서 평균 경쟁률이 0.47대 1에 그쳤다. 이후 진행된 무순위 청약에서도 75㎡ 주택형 36가구에 모집에 25건이, 84㎡A 220가구 모집에 78명이 신청했다.
무순위 청약은 일반청약에서 포기·당첨 부적격 등으로 인해 계약으로 이어지지 못한 잔여 물량에 대해 다시 당첨자를 뽑는 것을 의미한다. 임의공급은 경쟁이 성사되지 않은 미분양 물량을 대상으로 한다. 잔여세대 청약은 청약통장이 필요없고 100% 무작위 추첨 방식으로 진행된다.
청약 접수에 분양가와 주변 시세, 향후 가격 상승 기대감이 반영되는 만큼 최근 수도권 집값 양극화가 잔여세대 청약 경쟁률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로또 청약’을 기대하며 무작정 신청하기보다는 입지를 따지는 경향이 한층 뚜렷해진 모습이다.
실제 해당 지역의 집값 흐름은 청약 성적과 맞물려 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 14일 기준 경기 이천시 아파트 매매가격은 올해 5.1% 하락했다. 부천시 소사구는 1.79%, 오산시는 0.77% 상승에 그쳐 수도권 평균(5.24%)을 밑돌았다.
반면 서울 접근성, 직주근접 수요 등으로 집값 상승세가 두드러진 지역에서는 잔여세대 청약에서도 높은 경쟁률이 나타났다. 용인시 수지구 ‘수지자이 에디시온’은 상대적으로 수요가 제한적인 대형 면적에서도 두 자릿수 경쟁률을 기록했다. 분양가가 20억9800만~21억9800만원 수준인 120㎡ 6가구 모집에 92명이 신청해 15.33대 1의 경쟁률을 보였다.
용인시 수지구 아파트값은 올해에만 14.44% 상승하며 화성시 동탄구, 광명시에 이어 수도권 내 세 번째로 높은 상승률을 나타냈다. 판교 등 반도체 업무지구 출퇴근이 용이하고 신분당선을 통해 서울 강남권 접근성도 뛰어난 만큼 꾸준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경기 수원시에서도 비슷한 양상이 나타났다. 올해 아파트 매매가격이 8.51% 오른 권선구에서는 지난 10일부터 11일까지 ‘수원역 아너스빌 타임원’ 임의공급 청약을 진행했다. 84㎡A에는 4가구에 54건이, 84㎡B에는 6가구에 57건이 접수되며 평균 11.1대 1 경쟁률을 기록했다.
서울 내에서는 높은 분양가로 화제가 된 단지에서도 높은 경쟁률이 나타났다. 동작구 노량진동 ‘드파인 아르티아’는 84㎡ 분양가가 27억원을 돌파하며 고분양가 논란이 일었지만, 무순위 청약에서 1차 최고 171대 1, 2차 최고 111.5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중소형에 비해 자금 부담이 큰 109㎡A도 2차 5가구 모집에 33명이 신청하며 6.6대 1 경쟁률을 보였다.
시세차익이 확실하다고 예측되는 ‘로또 청약’에는 수만 명이 몰리기도 했다. 불법행위 적발에 따른 계약 취소분으로 재공급된 서울 송파구 ‘송파 시그니처 롯데캐슬’ 84㎡C 1가구에는 무려 9만443명이 신청했다. 해당 가구는 분양가에 옵션 비용을 포함해 총액이 약 10억원 수준으로 책정됐다. 주변 시세의 절반 수준이다.
전문가들은 이같은 양극화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유선종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이른바 ‘줍줍’ 청약 경쟁률은 분양가와 시장가 사이 괴리, 즉 안전 마진의 크기에 달렸다”며 “선호 지역, 역세권 등 시장의 수요가 많아 상대적으로 집값이 상승세인 지역은 신청이 몰릴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sh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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