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당·부천 고분양가 단지는 청약 성적 엇갈려
“30대 진입장벽 커져…청약 대신 구축 매입도”
[헤럴드경제=윤성현 기자] 청약통장 가입자가 올해 들어서만 44만명 넘게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치솟은 분양가에 대출 규제까지 겹치면서 청약을 통한 내 집 마련의 문턱이 높아진 영향으로 풀이된다. 분양시장에서도 입지와 가격 경쟁력에 따라 청약 성적이 극명하게 갈리는 ‘옥석 가리기’가 뚜렷해지고 있다.
24일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 따르면 지난 8월 말 기준 전체 청약통장 가입자는 2574만524명으로 집계됐다. 전월(2577만3825명)보다 3만3301명, 지난해 같은 달(2637만3269명)과 비교하면 63만2745명 감소했다.
올해 들어 감소세는 더욱 두드러졌다. 지난해 말 청약통장 가입자는 2618만4107명이었는데 불과 8개월 만에 44만3583명이 빠졌다. 지난해 연간 감소폭인 30만1116명을 이미 크게 넘어선 규모다.
청약통장 가입자는 2022년 6월 2859만9279명으로 정점을 찍은 뒤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현재 가입자는 당시보다 285만8755명 줄어 약 10% 감소했다. 2022년 이후 4년 넘게 가입자 이탈이 이어지는 셈이다. 지난해 말에도 가입자는 전년보다 30만명 넘게 감소했다.
청약통장의 매력이 떨어지는 배경에는 높아진 당첨 문턱이 있다. 지난해 서울 아파트 평균 청약가점은 65.81점으로 관련 통계가 공개된 2020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2022년 47.69점까지 떨어졌던 평균 가점은 2023년 56.17점, 2024년 59.68점에 이어 지난해 65점을 넘어섰다.
분양가 부담도 갈수록 커지고 있다. 주택도시보증공사(HUG)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서울 민간아파트의 최근 1년 평균 분양가는 3.3㎡(평)당 6287만원으로 집계됐다. 1년 전인 지난해 8월 4684만3000원과 비교하면 약 34% 상승했다. 서울 민간아파트 평균 분양가는 지난 5월 6355만원으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한 이후에도 4개월 연속 6000만원대를 유지하고 있다.
높은 분양가는 최근 청약시장에서도 수요자들의 선택을 가르고 있다. 포스코이앤씨가 경기 성남시 분당구 정자동에 공급하는 ‘더샵 분당하이스트’는 84㎡(이하 전용면적) 최고 분양가가 29억8100만원으로 30억원에 육박했다. 지난 22일 진행된 1순위 해당지역 청약에서는 68가구 모집에 264명이 신청해 평균 3.88대 1을 기록했지만 84㎡B는 5가구 모집에 3명만 신청해 미달됐다.
반대로 상대적으로 가격 부담이 작은 66㎡A에는 28가구 모집에 150명이 몰려 5.36대 1을 기록했다. 같은 단지 안에서도 분양가격에 따라 청약 수요가 갈린 셈이다.
앞서 지난달 분양 경기 부천시 ‘상동역 롯데캐슬 시그니처’도 고분양가 논란 속에 일부 주택형이 모집 인원을 채우지 못했다. 이 단지 84㎡ 최고 분양가는 16억3800만원으로, 1순위에서 1536가구 모집에 2576명이 신청해 평균 경쟁률이 1.68대 1에 그쳤다. 84㎡D를 비롯한 일부 주택형은 미달됐다.
같은 날 청약을 받은 서울 서대문구 ‘쌍용 더 플래티넘 서대문’은 일반공급 28가구 모집에 1112명이 몰려 평균 39.71대 1을 기록했다. 이 단지 84㎡ 최고 분양가는 13억7330만원으로 상동역 롯데캐슬 시그니처보다 최대 2억6000만원가량 낮았다. 입지뿐 아니라 주변 시세와 비교한 분양가 경쟁력이 청약 성적을 좌우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윤수민 NH농협은행 부동산전문위원은 “높아진 청약가점과 고분양가로 인해 청약통장의 전통적인 수요층인 30대 청년층에는 이미 상당한 진입장벽이 생겼다”며 “서울 이외 지역의 공공분양을 노리는 경우를 제외하면 청약통장을 유지할 유인이 크지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올해는 청약 대신 서울 내 구축 아파트를 매입해 주택시장에 진입한 청년층도 적지 않은 만큼 청약통장 가입자 이탈이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quq@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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