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초회보험료 958억원…손보사 53% 늘며 성장 견인
치료·간병에 자산관리까지…보험사 신상품·배타적 사용권 경쟁
[헤럴드경제=정호원 기자] 초고령사회 진입과 함께 치매·간병 보험 시장이 빠르게 커지고 있다. 올해 상반기 신규 계약 규모가 2년 전보다 50% 가까이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28일 보험개발원 보험통계조회서비스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생명보험사와 손해보험사 전체의 치매·장기간병 보험 신계약 초회보험료는 958억3799만원으로 집계됐다. 2024년 상반기와 비교하면 313억8686만원(48.7%) 증가한 수치다.
성장세는 손보사가 이끌었다. 손보사의 초회보험료는 865억3449만원으로 같은 기간 299억5995만원(53.0%) 늘었다.
신계약뿐 아니라 전체 보험료 규모도 커졌다. 올해 상반기 생·손보사의 치매·간병 보험료 총액은 1조8263억원으로, 2024년 상반기보다 2002억원(12.3%) 증가했다.
업계에서는 치매 환자가 가파르게 늘고 있는 가운데 정부의 통합 돌봄 정책으로 돌봄 수요가 확대된 점이 보험 가입 증가로 이어진 것으로 보고 있다. 치매 등 질환에 따른 간병 부담이 고령층 본인을 넘어 자녀 세대로까지 번지고 있다는 점도 시장 성장의 배경으로 꼽힌다.
실제 치매로 인한 경제적 부담도 적지 않다. 보건복지부의 ‘2023년 치매실태조사’에 따르면 치매 환자 1인당 연간 관리비용은 집에서 지내는 경우 1733만9000원, 시설·병원에 입소한 경우 3138만2000원에 달했다. 특히 치료에 드는 보건의료비보다 간병 등 돌봄비 비중이 더 컸다. 지역사회에 거주하는 치매 환자 가족의 45.8%는 돌봄에 부담을 느끼고 있으며, 가장 큰 어려움으로는 경제적 부담이 꼽혔다.
치매 인구 증가 전망도 뚜렷하다. 보건복지부 백서는 2040년 국내 65세 이상 치매 노인이 177만명에 이르고, 유병률은 10.34%로 10명 중 1명꼴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건강보험연구원 역시 지난 1월 보고서를 통해 국내 40세 이상 치매 진료비가 2030년 최대 4조4000억원까지 불어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 같은 수요 변화에 맞춰 보험사들은 보장 범위를 넓힌 상품을 선보이고 있다. 과거 치매보험이 진단 시 정해진 보험금을 지급하는 구조에 머물렀다면, 최근에는 치료·간병 보장에 자산관리 기능까지 더한 형태로 진화하는 모습이다.
한화생명은 ‘치매담은간병플러스보험’으로 치매 진단 시 치료비와 간병비를 보장하는 한편, 계약의 일부를 연금이나 적립 형태로 바꿔 노후 자금으로 쓸 수 있도록 설계했다. 중등도 치매가 발병하면 보유 자산을 요양 비용으로 활용할 수 있는 ‘치매안심 MMT(수시입출금신탁)’도 함께 운영 중이다.
삼성생명은 ‘삼성 시니어대표건강보험’에서 치매 치료와 장기요양 보장을 강화했다. 표적 치매 치료제 ‘레켐비’ 투여 과정에서 생길 수 있는 뇌출혈 부작용을 보장하는 ‘통합표적치매치료보장특약’을 업계에서 처음으로 선보였다.
AXA손해보험은 알츠하이머병 진단부터 입원·간병까지 단계별로 대비할 수 있는 ‘(무)AXA간편종합보험(갱신형)’을 내놨다.
독점 판매권을 둘러싼 경쟁도 달아오르고 있다. 삼성생명의 ‘통합표적치매치료보장특약’과 AIA생명의 ‘무배당 특정 최경도치매(아밀로이드 PET양성) 보장특약’, 현대해상의 ‘재택 간병인 지원’ 및 ‘프리미엄 간병서비스’ 등이 협회로부터 배타적 사용권을 획득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맞벌이 가구 증가로 치매·간병 부담이 전 세대를 아우르는 문제로 확산하면서 사실상 필수 보장으로 자리 잡고 있다”며 “정부 정책 기조에 맞춰 신규 특약 개발 경쟁도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치매·간병보험을 판매채널별로 보면 은행 창구 쏠림이 두드러진다. 올해 상반기 손보사 치매·장기간병 초회보험료 가운데 ‘금융기관보험대리점’(방카슈랑스) 채널 실적은 779억6258만원으로 전체의 90.1%를 차지해, 2024년 상반기(85.7%)보다 비중이 더 커졌다. 이 물량은 농협손해보험 한 곳에 몰려 있다. 농협손보의 상반기 초회보험료는 781억6221만원으로 손보사 전체의 90.3%에 이르고, 이 중 99.7%가 농협은행과 지역 농·축협 창구에서 팔렸다. 주력 상품은 ‘리치간병보험’과 ‘올원더풀백년동행간병보험’이다.
w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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