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작진에 허구 안내 등 책임 있는 조치 요구
학교 단체관람 땐 사전 검토·토론 필요
[헤럴드경제=김용재 기자]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이하 교총)가 영화 ‘암살자(들)’에 대해 청소년에게 왜곡된 역사인식을 심어줄 수 있다고 우려했다.
제작진에는 역사적 사실과 영화적 허구를 구분할 수 있도록 충분한 설명을 제공하고 교육당국에는 관련 교육자료와 기준을 마련하라고 요구했다.
교총은 6일 “창작과 표현의 자유는 존중돼야 하지만 학생들에게 미칠 교육적 영향까지 ‘영화는 영화일 뿐’이라는 말로 넘길 수는 없다”고 지적했다.
교총이 문제 삼은 것은 1974년 육영수 여사 피격 사건을 다룬 영화의 설정이다. 교총은 “영화가 중앙정보부의 사건 배후 가능성을 제기하고 박정희 전 대통령이 정치적 압박에서 벗어나기 위해 영부인 살해를 지시했다는 암시를 준다”며 “확인된 사실과 검증되지 않은 의혹, 영화적 상상력의 경계가 흐려질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교총은 역사적 배경지식을 쌓아가는 학생들이 영화 속 가설을 실제 역사로 받아들일 수 있다고 우려했다. 실제 사건과 기록을 토대로 했다는 점을 강조할수록 관객이 사실과 창작을 구분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교총은 “제작진은 이러한 혼동을 줄이기 위한 설명과 안내 등 책임 있는 조치에 나서야 한다”며 “학생들이 미디어에 담긴 정보의 진위를 스스로 판단할 수 있도록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학교의 단체관람에는 별도의 교육적 준비가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학생 선호도나 관람등급만으로 작품의 적절성을 판단하지 말고, 교사의 사전 검토와 사실·허구를 구분하는 안내, 관람 후 토론을 함께 진행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교육당국에는 역사적 사료에 근거한 수업자료를 제공하고, 교사를 부당한 민원과 정치적 압박으로부터 보호하라고 촉구했다. 최근 일부 학교는 영화 ‘암살자(들)’ 단체관람을 한 바 있다.
강주호 교총 회장은 “아이들에게 필요한 것은 진영에 따라 달라지는 역사가 아니라, 사실을 사실대로 배우고 스스로 올바르게 판단할 수 있는 역사교육”이라며 “교육부와 교육청은 이번 영화의 교육적 영향을 면밀히 검토해야 하며, 대상에 따라 역사인식에 대한 우려와 책임의 기준을 달리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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