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IT, 14일 반복 노출 동물실험서 림프구 증가·육아종 형성 확인
[헤럴드경제=구본혁 기자] 디젤엔진에서 배출되는 미세입자에 반복적으로 노출되면 단순한 폐 염증을 넘어 면역체계에 영향을 미쳐 ‘과민성 폐렴’과 유사한 반응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국가독성과학연구소(KIT)는 호흡기안전연구센터 양효선·이지한 연구진이 디젤엔진 배출 미세입자를 반복적으로 노출한 동물모델에서 과민성 폐렴과 유사한 면역·병리학적 변화를 확인했다고 밝혔다.
과민성 폐렴은 특정 항원에 반복적으로 노출되면서 폐에 면역반응이 발생하는 질환이다. 그동안 디젤엔진 배출 미세입자가 폐 염증과 면역독성을 유발할 수 있다는 사실은 알려졌지만, 과민성 폐렴과 유사한 면역병리 반응으로 이어질 가능성을 직접 보여준 실험적 근거는 충분하지 않았다.
연구진은 마우스에 디젤엔진 배출 미세입자를 하루 한 차례씩 14일 동안 기도 내 투여한 뒤 폐 면역반응과 조직 변화를 분석했다.
그 결과 폐 내부 상태를 보여주는 기관지폐포세척액에서 면역세포인 림프구가 증가했다. 폐조직에서는 단핵세포가 침투하고 ‘비건락성 육아종’이 형성되는 등 과민성 폐렴과 유사한 병리학적 변화가 나타났다. 육아종은 제거하기 어려운 외부 물질 등에 대응해 면역세포가 뭉쳐 만들어지는 조직이다.
사람 환자와의 유사성도 확인했다. 연구진이 미세입자에 반복 노출된 마우스 폐조직의 유전자 발현을 만성 과민성 폐렴 환자의 폐조직과 비교한 결과, 외부 물질에 대응하는 면역작용과 관련된 일부 유전자에서 공통된 특징이 나타났다.
연구진은 이를 토대로 디젤 미세입자 반복 노출에서 시작해 폐 염증과 대식세포 활성화, 항원 처리 및 면역반응 활성화를 거쳐 과민성 폐렴과 유사한 병리 변화로 이어지는 과정을 ‘잠정적 독성발현경로(pAOP)’로 제시했다.
특히 이번 연구는 대기오염 입자와 과민성 폐렴의 연관성을 동물실험으로 확인하는 데 그치지 않고 조직병리 변화와 면역기전, 실제 환자에서 나타나는 유전자 변화와의 유사성까지 함께 분석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
다만 동물실험에서 과민성 폐렴과 ‘유사한’ 반응을 확인한 연구인 만큼, 디젤 미세입자가 사람에게 직접 과민성 폐렴을 일으킨다는 의미는 아니다. 연구진은 향후 입자상 대기오염 물질의 면역독성과 건강영향을 평가하는 기초자료로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양효선 선임연구원은 “디젤엔진 배출 미세입자는 일시적인 폐 염증뿐 아니라 반복 노출에 따른 면역학적 영향도 함께 살펴볼 필요가 있다”며 “대기오염 물질이 폐 건강에 미치는 영향을 평가하는 과학적 근거로 활용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국제학술지 ‘Environmental Research’ 9월 15일자에 게재됐다.
nbgko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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