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자금법 위반 혐의

1심 징역 2년 →2심 무죄

“의사 합치 증거 없어”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해 3월 서울 한남동 관저 앞에서 차에서 내려 지지자들에게 손을 들어 보이고 있다. 오른쪽은 서울서부지방법원에서 윤 대통령의 석방을 촉구하며 법원 담장을 넘어 들어온 청년들이 경찰에 붙잡혀 있는 모습. [연합·공동취재]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해 3월 서울 한남동 관저 앞에서 차에서 내려 지지자들에게 손을 들어 보이고 있다. 오른쪽은 서울서부지방법원에서 윤 대통령의 석방을 촉구하며 법원 담장을 넘어 들어온 청년들이 경찰에 붙잡혀 있는 모습. [연합·공동취재]

[헤럴드경제=안세연 기자] 정치 브로커 명태균 씨로부터 무상 여론조사를 제공받은 혐의로 1심에서 징역 2년을 선고받은 윤석열 전 대통령이 2심에서 무죄를 선고 받았다.

서울고법 형사7부(부장 구회근)는 7일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를 받는 윤 전 대통령 2심에서 1심 판결을 깨고 이같이 선고했다. 함께 기소돼 1심에서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받았던 명씨도 2심에서 무죄를 받았다.

2심 재판부는 “명씨의 여론조사는 윤 전 대통령 부부에 대한 정치적 조언의 수단일 뿐 재산상 이익이 아니다”라며 “조사 실시·무상 제공에 관한 사전 의뢰나 의사 합치도 없었다”고 밝혔다.

이어 “윤 전 대통령 부부가 명씨로부터 제공받은 것은 여론 동향 등 정치적 조언 등을 포함해 대통령 선거 준비과정에서 전반적으로 도움이 되는 조력으로 보인다”며 “명씨가 자신의 영향력을 위해 유력 정치인과 관계를 맺고자 하는 개인적 사정이 깊게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고 판단했다.

아울러 “윤 전 대통령 부부와 명씨 사이에 여론조사 실시 및 무상 제공에 대해 의사 합치의 증거가 없다”며 “여론 조사도 명씨 측 판단으로 실시됐으며 그 중 일부만 윤 전 대통령 부부에게 전달됐다”고 밝혔다.

이러한 사정을 고려했을 때 “명씨가 윤 전 대통령 부부에게 제공한 정치적 조언은 여론조사 결과와 구분되는 것”이라며 “재산상 이익으로 환산할 것이 아니므로 기부로 보기 어렵다”고 밝혔다.

윤 전 대통령은 김건희 여사와 공모해 2021년 6월부터 다음 해 3월까지 명씨에게 총 2억 7000만원 상당의 여론조사를 총 58회 무상으로 받은 혐의를 받았다.

앞서 1심은 윤 전 대통령에게 징역 2년을 선고했다. 명씨에겐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했다.

1심은 윤 전 대통령 부부와 명씨 사이 맞춤형 여론조사 제공 등을 두고 묵시적 합의가 있었다며 불법적인 정치자금 수수가 있었다고 판단했다. 다만 무상 여론조사 수수 혐의 중 실제 전달된 건 14회라고 해석했다. 나머지 44회는 합의 범위에 포함됐다고 단정하기 어렵다는 이유로 무죄로 판단했다.

앞서 김 여사는 같은 혐의에 대해 1·2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해당 재판부는 명씨가 자신의 정치적 영향력 확대를 위해 사전 의뢰·협의 없이 일방적으로 여론조사를 제공했다고 판단했다. 현재 이 사건은 대법원 전원합의체가 심리하고 있다.

이번 2심 무죄 직후 윤 전 대통령 측은 “오늘 판결은 정치적 사건일수록 더욱 엄격하게 증거와 법리에 따라 판단해야 한다는 형사사법의 원칙을 다시 확인한 것“이라고 입장을 밝혔다.

한편 명씨가 실시한 여론조사 비용을 대납시켰다는 혐의를 받은 오세훈 서울시장도 재판을 받고 있다. 1심은 유죄를 인정하며 벌금 1000만원을 선고했다.

당시 해당 재판부는 “오 시장이 명씨에게 여론조사를 의뢰했을 가능성이 상당하다”며 “오 시장이 명씨에게 먼저 연락을 취해 선거전략, 여론조사 등에 대해 설명을 들었다”고 짚었다. 이어 “여론조사 결과가 불리하게 나오자 항의하고 공표일을 늦춰 효과를 최소화하기도 했다”고 지적했다.

현재 2심이 진행되고 있다. 특검은 징역 1년 6개월 및 3300만원 추징을 선고해달라고 요청한 바 있다. 항소심 선고공판은 오는 23일 오후 2시에 열린다.


notstrong@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