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발 전세난에 월세 가속화 영향

9월 46.5%, 8개월새 7%포인트 하락

구리 70%서 35% 급락…화성 26.1%

“전세매물 감소 부추기는 규제 점검해야”

경기도 구리 역세권 일대의 전경.  [헤럴드 DB]
경기도 구리 역세권 일대의 전경. [헤럴드 DB]

홍지선 국토교통부 장관이 ‘전세가 사라지는 것은 메가트렌드’라고 언급한 가운데, 서울을 넘어 경기도 아파트 전세 거래 비중 또한 50%를 밑도는 것으로 나타났다. 공급 부족으로 인한 서울발(發) 전세난이 경기 지역까지 확산한 데다, 치솟는 전셋값을 견디지 못한 임대차 수요의 ‘생존매수’ 전환과 월세화 현상이 맞물린 결과로 풀이된다.

8일 경기부동산포털에 따르면, 지난달 경기도에서 체결된 아파트 전월세 거래는 총 2만2913건으로, 이중 전세는 1만659건으로 집계됐다. 전세가 차지하는 비중이 약 46.5%로, 올해 1월 53.5%였던 것과 비교하면 8개월 새 7%포인트 하락했다. 올 들어 50%대를 기록하던 경기도 아파트 전세 비중은 6·7월 51.5%→8월 50.2%→9월 46.5%로 지속적으로 떨어졌다.

시군구별로 보면 지난달 기준 전세 비중이 50% 미만인 곳은 총 18곳으로, 올해 1월 12곳에 비해 6곳 늘었다.

구체적으로 올해 7월 실거주 의무가 적용되는 토지거래허가구역 및 규제지역으로 추가 지정된 동탄·구리 일대 전세 비중이 크게 줄어들었다. 동탄이 속한 화성시 전세 비중은 올해 1월 49.9%에서 9월 26.1%로 급락했다. 같은 기간 구리시는 69.5%에서 52.7%로 축소됐다.

일산을 중심으로 주거 수요가 높은 고양시도 59.4%에서 49.1%로 10%포인트 넘게 떨어졌고, 올 1월 전세 비중이 56.7%로 절반을 넘었던 과천시는 45.3%로 하락했다. 이밖에 포천, 동두천, 의정부 등 경기 북부지역도 전세 비중이 50% 미만으로 급격히 줄었다.

경기 지역의 아파트 전세 비중이 이처럼 빠르게 축소된 데는 서울에서 밀려난 전세 수요가 경기권으로 이동한 영향이 크다. 여기에 지난해 말부터 이어진 전세대출 규제 강화와 고금리로 인한 이자 부담이 확대되며 월세·반전세 전환도 가속화됐다. 전셋값 상승으로 소형 아파트를 매수하는 사례도 늘어나며 기존 전세 중심이었던 수도권 임대차 시장의 월세화 구조 재편이 두드러지는 모습이다.

고준석 연세대 상남경영원 교수는 “경기도 내에서도 토지거래허가구역이 확대 지정되고, 비거주 1주택자에 대한 과세 강화, 등록임대사업자 말소에 따른 혜택 축소 등 여러 요인이 전세 매물을 줄어들게 하고 있다”며 “전세 매물이 줄어드니 월세로 갈 수밖에 없고, 더 외곽지역으로 나가야 하는 등 주거 불안이 심화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실제 경기도 아파트 전세 매물량은 급감세를 보이고 있다. 부동산 빅데이터플랫폼 아실에 따르면 이날 기준 경기 전세 매물은 1만2639건으로, 1년 전(1만9975건)과 비교해 36.7% 줄었다. 전세 거래량 또한 지난해 9월 1만5796건에서 지난달 1만659건으로 5000건 이상 감소했다.

정부는 이 같은 추세에 대해 임대차 시장의 불가피한 구조적 변화로 진단하고 있다. 홍 장관은 전날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국정감사에서 “1인 가구가 증가하고 있고, 전세사기 여파도 있기 때문에 전세가 사라지는 것은 메가트렌드”라고 밝혔다. 앞서 이재명 대통령 또한 올해 6월 기자회견에서 전세난에 대해 “전세는 특이하게 대한민국에만 있는 일종의 사금융인데 지금 사라져가는 추세”라며 “정상화되는 과정이 필요하고, 전세 물량이 줄어든 것은 당연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시장에서는 ‘전월세 불안→생존매수→실거주로 인한 전세 매물 감소’ 등 악순환이 이어지고 있는 만큼, 전세 매물 감소를 부추기는 규제 방향을 제검토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고 교수는 “지금 시장에서 나타나는 전세의 월세화는 규제 속에서 일어나는 현상이라고 보면 된다”며 “임대차 수요, 실수요가 많은 지역은 등록임대사업, 비거주 1주택, 토지거래허가제 등 3가지 요인들을 다시 한번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신혜원 기자


hwshin@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