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도현정 기자] 러시아에 대한 국제 제재를 깨고, 경유 거래에 나선 미국이 우크라이나에 러시아 정유시설 공격을 중단하지 않으면 무기를 공급하지 않겠다고 위협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11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 당국자들이 10∼11일 유럽 각국과 우크라이나 측에 전화를 걸어 러시아 에너지 기반시설에 대한 공격 중단을 요구했다고 보도했다.
미국은 요구에 응하지 않을 경우 우크라이나가 필요로 하는 정보 공유를 중단하고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가 관리하는 미국산 무기 조달 체계인 ‘우크라이나 우선요구목록’(PURL)도 차단할 수 있다고 경고한 것으로 전해졌다.
PURL은 유럽의 우크라이나의 동맹국들이 비용을 부담해 미국산 무기를 구매한 뒤 우크라이나에 공급하는 체계다. 미국은 우크라이나에 무기를 내어주기는 하지만 비용을 직접 부담하지 않아, 우크라이나에 무기를 직접 지원하는 것을 마땅찮게 여겼던 트럼프 행정부도 ‘절충안’으로 받아들였던 방식이다.
앞서 FT는 미국이 지난 9일 마이애미에서 열린 우크라이나 측과의 회담에서도 러시아 정유시설 공격을 중단하지 않으면 교전에 필요한 핵심 정보 공유를 끊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고 보도했다.
이는 러·우전쟁과 이란 전쟁 등 두 전쟁이 장기화하면서 미국 내 유가, 특히 경윳값이 급등하자 러시아로부터의 원유 공급을 늘려 국제유가를 안정시키려는 미국의 전략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9일(현지시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경유 공급 합의를 체결한 이후 이날 트루스소셜을 통해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상대국 에너지 기반 시설에 대한 공격을 중단하는 ‘에너지 휴전’에 합의했다고 전격 발표했다.
그러나 해당 발표 직후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휴전이 “모두에게 좋은 소식이고 현실이 되는 것이 중요하다”면서도 “안타깝게도 오늘 하루 종일 우크라이나 상공은 러시아 드론으로 가득찼다”고 말했다. 러시아가 이에 아랑곳하지 않고 우크라이나에 드론 공격을 가했고, 특히 에너지 시설인 열병합발전소까지 공습한 것이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우크라이나는 긴장을 완화하기 위해 여러 조치를 제안했지만, 푸틴(러시아 대통령)은 ‘안된다’라고만 답했다”며 “그가 트럼프 대통령의 말을 이행하기를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kate01@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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