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률·경상수지 호조 속 체감 경기·부동산 ‘싸늘’
30%대 지지율 정체…‘주거·일자리·금융’ 쇄신 총력
[헤럴드경제=김해솔 기자] 취임 500일을 맞은 이재명 대통령 앞에 풀어야 할 과제가 산적하다. 거시 경제 지표는 반등했지만 부동산·증시 등 경제 정책 논란, 외교 논란 등이 겹쳐 지지율은 내림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이 대통령은 16일로 취임 500일을 맞았다. 이 대통령은 전날 청와대에서 열린 수석보좌관회의에서 “내일은 국민주권정부가 출범 500일을 맞이하는 날이다. 현재 대한민국은 거대한 대전환의 갈림길에 서 있다”며 “이럴 때일수록 더욱 낮은 자세로 국민 뜻을 살피고, 국민들의 더 나은 삶을 만들며 국가의 더 밝은 미래를 여는 데 총력을 다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국민주권정부는 어떤 외풍이나 저항에도 굴하지 않고 오로지 민생 개선, 실용적 개혁, 포용적 통합의 길을 굳건하게 걸어가겠다”고 덧붙였다.
여권에서는 지난 500일간 정부의 가장 두드러진 성과로 거시 경제 및 대외 리스크 관리 등을 꼽는다. 글로벌 인공지능(AI) 수요 및 반도체 호황에 힘입어 IMF(3.3%), KDI(3.2%) 등 국내외 주요 기관은 올해 한국의 경제성장률(GDP) 전망치를 대폭 상향했다.
경상수지의 경우에도 연간 약 1300억~1500억달러 흑자가 전망되는데, 반도체 단가 상승과 수출 물량 확대로 교역 조건이 대폭 개선돼 대규모 흑자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
다만 화려한 거시 지표 이면에 자리한 ‘체감 민생’의 한계는 정부가 직면한 가장 큰 숙제다. 장기화된 고물가와 고금리 여파로 자영업자와 중산층 이하 서민층이 느끼는 삶의 무게는 여전히 가볍지 않다. 한 청와대 관계자는 “경제 지표 호조에도 ‘분배’가 미약해 국민 체감이 덜한 듯하다”고 말했다.
부동산 문제는 정부의 아킬레스건이다. 이재명 정부는 ‘실거주 보호’와 ‘투기 수요 억제’를 내세워 강력한 부동산 드라이브를 걸고 있지만, 시장의 체감 온도는 싸늘하다. 가계 부채 관리와 조세 정의라는 당초 취지와 달리, 징벌적 세제와 획일적 대출 옥죄기가 맞물리며 실수요자의 내 집 마련 사다리를 걷어차고 전월세 불안을 부추겼다는 비판이 나온다.
정부 출범 초기와 올해 상반기까지 거침없이 질주하던 국내 증시의 상승 탄력은 급격히 둔화하며 경고등이 켜졌다. AI 반도체 훈풍과 자본 시장 선진화 기대감에 힘입어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던 코스피는, 고점 대비 가파른 조정을 겪으며 5000선 중반대 안팎으로 주저앉았다.
안정적이라고 평가받던 외교 분야에도 먹구름이 끼는 모양새다. 당초 이재명 정부는 이념보다 국익을 앞세운 ‘실용 외교’ 기조를 어느 정도 안정 궤도에 올려 놨다. G7 정상회의 참석과 연이은 주요국 정상회담을 통해 글로벌 공급망 재편 속에서 한국 기업의 입지를 확보하고, 불확실성이 짙어진 통상 환경을 비교적 안정적으로 방어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러나 최근 한미 관계의 ‘이상 기류’가 대북 안보·정보 협력, 경제·통상 마찰, 그리고 양국 간 외교적 신뢰 문제가 복합적으로 얽히며 부각되고 있다.
이렇듯 거시 지표 반등에도 체감 경기 부진, 부동산 정책을 둘러싼 논란, 최근 증시 변동성 확대 등으로 국정 지지율이 30%대 중반에 갇히는 등 안팎의 난관이 중첩되자 이재명 정부는 후반기 국정 동력을 회복하기 위해 ‘주거·일자리·서민 금융’ 3대 핵심 분야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 대통령은 “청와대와 정부는 올해 남은 기간 이들 3대 핵심 사회 정책을 최우선 국정 과제로 삼아 분야별 사업 추진에 만전을 기해 가야겠다”며 “성장의 온기가 우리 사회 전체로 고르게 퍼져 나갈 수 있게 총력을 다해 주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sunpin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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