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도현정 기자] 프랑스 전역에서 벌어진 대규모 시위가 방화, 폭력, 약탈 등 소요 사태로 번지면서, 예상 밖 호황을 맞고 있는 곳이 있다. 온라인 중고거래 플랫폼이다.
19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 등 다수의 언론 보도에 따르면 시위대가 명품 매장의 쇼윈도를 부수고 매장 내 고가 상품들을 약탈한 이후, 중고거래 플랫폼에서 수상한 판매 게시물이 증가했다. 루이뷔통, 크리스챤 디올, 셀린느 등 명품 매장에서 도난당한 것으로 의심되는 화장품과 향수, 가방 등이 정가보다 훨씬 싼 가격에 중고거래 플랫폼에 올라온 것이다.
명품뿐 아니라 수집용으로 인기가 많은 희귀품 등도 이번 소요 사태 당시 도난당한 이후 중고거래 플랫폼에 올라온 것이 포착됐다. 프랑스 북부 릴에서는 수집용 포켓몬스터 카드 전문점에 화재가 발생한 뒤 거리에서 수백 장의 카드가 발견됐는데, 이 가운데 일부는 가격표가 붙은 상태로 온라인 중고거래 플랫폼인 빈티드에 판매용으로 올라왔다.
프랑스의 e스포츠 구단 팀 바이탈리티도 소요 사태 당시 사무실이 약탈당해 트로피와 컴퓨터 장비 등을 도난당했는데, 이후 이베이에는 도난당한 것으로 보이는 트로피를 1250유로에 판매한다는 게시물이 올라왔다.
이에 프랑스 정부가 칼을 빼 들었다.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에 따르면 프랑스 디지털 당국은 이날 저녁 7시께 빈티드와 이베이, 아마존, 메타, 틱톡 등 온라인 플랫폼 관계자들을 소집해 회의를 개최했다. 당국은 플랫폼에 장물로 의심되는 물품을 판매하려는 게시물을 차단하라고 요구했고, 향후 도난품으로 의심되는 물건을 판매하는 이들을 식별하고 기소하기 위해 플랫폼과 수사 당국의 협력 방안에 대해 논의했다.
세르주 파팽 중소기업 담당 장관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당국이 의심스러운 판매 게시물을 올린 사람들을 식별하기 위해 “수사기관과 온라인 플랫폼 간 공조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고 말했다. 안 르 에낭프 프랑스 디지털 담당 장관은 이날 엑스(X·옛 트위터)에 “우리는 이들 플랫폼이 해당 판매 게시물을 지체 없이 삭제할 것을 요구한다”라며 “잠재적으로 도난당한 물품을 재판매하는 사람들을 식별해 기소할 수 있도록 공공당국과 긴밀하게 협력해야 할 것”이라고 게시했다.
온라인 거래 플랫폼 중 일부는 의심스러운 정황이 보이는 게시물을 모니터링하면서 선제 조치를 취하기도 했다. 빈티드는 지난 주말부터 이미 판매 게시물에 대한 모니터링을 강화하는 한편, 도난품으로 의심되는 판매 건에 대해서는 삭제 등의 조치를 취했다고 밝혔다. 빈티드 관계자는 “장물 판매나 장물 구매를 권유하는 행위는 플랫폼에서 엄격히 금지돼 있다”라면서 “이 문제에 대해서는 무관용 원칙을 적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kate01@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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