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채상우 기자] 최근 개그맨 정형돈이 성수동에 돈가스 가게를 오픈해 화제다. 유명 연예인을 혹시 만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에 가게를 찾는 손님들도 심심찮게 보인다.
그러나 유명세만 의존했다가는, 필패나 다름없다. 오히려 유명세만 쫓다가 그 유명세가 부메랑으로 돌아와 타격을 입는 경우도 흔하게 볼 수 있다. 결국 승부를 걸어야 할 건 맛과 서비스, 요식업의 본질이다.
맛에 대한 고민 없이 도전했다간, 유명세가 오히려 독으로 돌아와
최근 사례를 보면 배우 2024년 12월 이장우가 카레 전문점 ‘가래’를 오픈했지만, 9개월 만에 문을 닫았다. 평소 음식에 대단한 관심을 보였던 그의 식당 도전에 많은 팬이 응원을 보냈고 식당을 방문했지만 돌아온 건 실망이었다.
가래는 카레 단일 메뉴를 1만원에 판매했다. 하지만 온라인에서는 카레 맛이 특별하지 않고 양이 적다는 등의 혹평이 이어졌다. 이장우는 “실수한 건 반성해야 한다”며 “많은 분께 죄송해하고 있다”고 폐업 이후 사과를 하기도 했다.
연예인의 유명세가 초기 고객을 모으는 데 도움이 될 수는 있지만, 결국 재방문을 결정하는 것은 음식의 품질과 가격에 대한 만족도라는 점을 보여준 사례다.
반면 성공 사례를 보면 개그우먼 팽현숙이 있다. 그는 2006년 남양주에 순댓국 전문점 ‘팽현숙의 옛날순대국’을 열었다. 팽현숙의 순댓국 전문점은 입소문을 타고 지금까지도 수 많은 사람이 찾는 맛집이 됐다.
2021년 보도에 따르면 당시 팽현숙의 순댓국 브랜드는 전국 70여 개 가맹점을 운영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2017년에는 홈쇼핑 출시 이후 20만 세트가 판매 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그의 성공은 숱한 실패 경험에서 나온 것이다. 팽현숙은 도자기 가게부터 옷 가게, 레스토랑, 카페, 치킨집까지 여러 사업에서 실패를 경험한 뒤 충분한 시장조사와 순댓국 맛의 연구를 하고 차린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평범한 한 끼 식사에 대한 꾸준한 수요와 직접 개발한 순대 메뉴를 바탕으로 사업을 키웠다.
연예인이 요식업에 도전하는 이유, 낮은 진입장벽·고정수익에 대한 니즈
연예인들이 요식업에 뛰어드는 이유는 그들의 직업적 특성에 있다. 흔히 연예인을 돈 잘 버는 직업이라 생각하지만, 안정적 수익을 실현하기는 어렵다. 계약에 움직이는 그들은 활발히 활동할 때는 많은 수익을 얻을 수 있지만, 인기가 시들거나 비수기에 접어들면 수익이 뚝 끊긴다.
그런 연예인들이 고정적 수익원으로 쉽게 찾는 게 식당이다. 진입장벽이 낮기 때문이다. 요식업 컨설턴트를 찾으면 비즈니스모델부터 인테리어, 메뉴까지 모두 다 만들어주는 시대다보니 연예인들이 크게 품을 들이지 않아도 마음만 먹으면 번듯한 식당을 차릴 수 있다.
게다가 연예인에게는 유명세라는 큰 자산이 있다. 일반적인 신규 식당은 개업 후 상권에 이름을 알리고 고객을 확보하는 데 시간과 비용을 들여야 한다. 반면 대중에게 익숙한 연예인은 훨씬 수월하게 모객이 가능하다.
그러나 이런 장점은 양날의 검이다. 개업 초기에는 호기심과 화제성만으로도 손님이 몰릴 수 있지만, 그 관심이 꾸준한 매출로 이어진다는 보장은 없다. 방문객이 많아도 재료비와 인건비, 임대료 등 고정비를 감당하지 못하면 수익을 내기 어렵다.
연예인이라는 이름이 오히려 부담이 되기도 한다. 일반 식당보다 높은 기대를 받는 만큼 음식이나 서비스가 기대에 미치지 못하면 실망도 커질 수 있다. 유명세는 초기 고객을 확보하는 데 유리하지만, 품질 관리와 운영 능력을 대신해 주지는 못한다.
요식업은 진입장벽이 낮은 대신 생존하기 어려운 업종이다. 지나치게 과열된 경쟁 구도와 임대료·경제침체·전염병 등 제어할 수 없는 외부 리스크에 쉽게 흔들린다.
대표적 사례가 방송인 홍석천이다. 요식업에 대한 뛰어난 이해도와 높은 요리 실력을 가지고 있었음에도 그는 이태원에 오랫동안 운영했던 음식점들을 모두 폐업했다. 2019년 불어닥친 코로나 여파 때문이다. 게다가 이태원의 치솟는 임대료도 문제였다. 그는 “월세가 약 950만원인 매장에서 코로나19 이후 하루 매출이 3만~4만원대로 떨어졌다“고 밝혔다.
이는 연예인 식당만의 문제가 아니다. 2025년 한국외식산업연구원의 분석에 따르면 2019년 창업한 외식업체 가운데 2024년까지 생존한 비율은 54.9%였다. 약 45.1%가 5년 사이 문을 닫은 셈이다. 지난해 6월 기준 창업 대비 폐업 비율도 96%로 집계됐다.
연예인 식당도 이 같은 업종의 구조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유명인의 이름을 내세워 초기 홍보 비용을 줄일 수는 있지만, 식재료 가격과 인건비, 임대료를 낮춰 주지는 않는다. 직접 매장을 관리하지 않는다면 현장 운영을 맡을 전문 인력도 필요하다.
특히 연예인 본업과 외식업을 병행할 경우 매장 관리에 얼마나 시간을 투입할 수 있는지가 중요하다. 메뉴 개발과 직원 관리, 재고·위생 점검, 고객 불만 대응은 방송 일정과 별개로 매일 반복해야 하는 일이다. 창업 당시의 관심이 식으면 브랜드를 지속해서 관리할 동력도 약해질 수 있다.
음식 경쟁력·운영 체계 등 꼼꼼한 사업분석 必
연예인 식당의 지속 가능성을 좌우하는 첫 번째 조건은 음식의 경쟁력이다. 방송을 통해 알려진 메뉴라도 소비자가 가격에 걸맞은 맛과 양을 경험하지 못하면 재방문으로 이어지기 어렵다.
두 번째는 운영 체계다. 연예인 본인이 매일 매장에 있지 않더라도 일정한 품질을 유지할 수 있도록 조리법과 서비스 기준, 인력 관리 체계를 갖춰야 한다.
세 번째는 사업 확장 방식이다. 이장우의 즉석우동 사례처럼 매장에서 검증된 메뉴를 간편식으로 발전시키면 기존 고객뿐 아니라 새로운 소비자에게도 다가갈 수 있다. 다만 무리한 점포 확대보다 핵심 메뉴와 브랜드 정체성을 먼저 확립하는 일이 우선이다.
연예인의 식당 창업은 유명세를 활용한 사업이면서 동시에 외식업의 기본을 시험하는 일이다. 팬의 방문은 출발점이 될 수 있지만, 장기적인 생존을 위해서는 음식과 운영, 비용 관리가 뒷받침돼야 한다.
123@heraldcorp.com
![주가 20% 빠졌는데 돈은 40% 증발…‘빚투 개미’가 돈 못 버는 이유 [‘주린이’ 1억 벌기 프로젝트]](https://wimg.heraldcorp.com/news/cms/2026/10/21/news-a.v1.20261021.1b3f19e386794af1bcded5a6f6125b49_T1.png?type=h&h=240)
![RCEP<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 확대, 성공이라는 착시 [프랑소와즈 니콜라]](https://wimg.heraldcorp.com/news/cms/2026/10/21/news-p.v1.20261021.559e309781f043309a9f75396bc332e6_T1.jpg?type=h&h=240)
![지금 증시에서 가장 경계해야 할 ‘이것’…중력처럼 모든걸 끌어내린다 [큰손 따라잡기]](https://wimg.heraldcorp.com/news/cms/2026/10/19/news-p.v1.20261019.c3e2244c063a466f9aed13150ad6d95b_T1.jpg?type=h&h=24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