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이 중대범죄수사청장의 국무회의 배석 당위성을 주장하는 글을 연이어 자신의 소셜미디어(엑스)에 올리고 있다. 정치권과 법조계, 시민사회 일각의 반대 의견에 맞서 직접 논쟁 주체가 돼 타협 없는 설전을 벌이는 양상이다. ‘위헌’ ‘탄핵’ 같은 극단적 표현마저 마다하지 않고 있다. 내용의 옳고 그름을 떠나서 과연 이 대통령이 목표하는 국민에 대한 ‘설득’에 얼마나 효과가 있는지 의문이다.
이 대통령은 22일 SNS에 “중수청에 대한 지휘감독을 포기하는 것은 헌법과 정부조직법 위반으로 탄핵사유이자 직무유기로 형사처벌받을 범죄”라며 배석불가론이 “헌법과 법률 그리고 상식에 위배되는 억지 주장”이라고 했다. 전날엔 인공지능(AI) 모델인 제미나이의 답변을 인용해 “정부조직법 제 11조를 부정하는 공소청장·중수청장의 국무회의 배석 불가론은 위헌적 억지”라고 했다.
정부조직법엔 대통령이 “모든 중앙행정기관의 장을 지휘·감독한다”고 돼 있다. 국무회의 규정을 담은 대통령령(8조)는 청와대 실장급 참모와 서울특별시장 등 비(非)국무위원 배석자를 일일이 정했으며, 대통령이 필요하다고 인정하는 경우에 청의 장이나 중요 직위 공무원을 배석시킬 수 있다고 부가하고 있다. 그러므로 공소·중수청장의 국무회의 배석이 법적으로 문제있다고 볼 소지는 크지 않다고 할 것이다. 또 배석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해도 그것이 곧바로 위헌·위법(적 주장)이라는 것도 어불성설이긴 마찬가지일 것이다.
이 대통령도 야당과 시민단체의 반대 이유를 모르지 않을 터이다. 기소·수사의 독립·중립성과 신뢰의 훼손 우려 때문이 아닌가. 대통령을 포함해 국무회의 참석·배석 구성원이 기소·수사의 대상이 될 수 있고, 마땅히 그래야 한다면 더욱 철저히 해야 하는 것이 담당기관의 사명인데 과연 공정하게 이루어질 수 있는가가 핵심 쟁점이다. 이 대통령은 배석 여부를 대통령의 ‘지휘·감독 의무·권한’ 행사 여부와 등치시켰는데, 논리의 오류 내지는 왜곡에 가깝다. 배석 불가론은 대통령의 일반적인 지휘·감독권을 문제삼는 것이 아니라 구체적 사건 기소·수사 관여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는 것이다. 참여연대는 “공정성의 외관을 훼손하지 않으려면 국무회의에 유관기관 장을 정례 참석시키는 건 자제돼야 한다”고 했다. 공소·중수청장이 국무회의에 배석하는 모습 자체가 이미 공정성을 의심케 하고 신뢰를 훼손시킨다는 주장이다. 타당한 지적이다.
지지율이 높아 국정동력이 충분한 때라면 쟁점 사안에 대해 대통령이 토론을 제안하고 국민적 논의를 유도하는 것이 좋을 수 있다. 그러나 지금은 국민적 신뢰 회복이 급하고 국민 요구에 대한 답과 성과를 내야 하는 때다. 대통령의 논쟁적 언사가 새로운 갈등을 유발하고 고립을 자초하며 국정동력을 스스로 갉아먹는 일이 있어선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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